▲ 사진=단아안한의원 관악점 정인호한의원 김정주 원장
[일간투데이 양보형 기자]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고 요식업에 종사 중인 황 모 씨는 작년 초에 자신의 가게를 오픈했다. 황 씨는 매일 쉬는 날 없이 하루 종일 나가 일을 했다. 몇 달이 지나가면서 몸이 피로하다고 생각했지만, 괜찮겠거니 하고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얼굴에 병증이 찾아왔음을 알게 됐다. 바로 구안와사였던 것.

황 씨는 구안와사 치료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았는데, 현재 얼굴에 찾아온 안면마비 증상을 비롯해 구안와사 병증을 치료하려면 매일 꾸준하게 내원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그런데 황 씨는 치료를 받다가 얼굴에 나타났던 안면마비 증상이 가시자 바쁜 일 생각에 치료를 중도에 멈추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 씨는 구안와사가 재발했고, 후유증까지 이어져서 현재까지 한의원에서 치료를 이어오고 있다.

보통 ‘입 돌아가는 병’으로 알려진 구안와사는 그 병명처럼, ‘눈과 입이(口眼) 틀어지고 비뚤어지는(喎斜)’ 질환으로 외견상 안면근육이 마비되고, 틀어지는 것이 주된 병증으로 나타난다. 보통 이런 마비 증상은 좌측 또는 우측으로 나타나는 편측성을 띠는데, 때에 따라서는 양측으로도 나타나기도 한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구안와사 유병 인원은 연간 20만 명에 육박한다. 이는 인구 약 255명당 1명 꼴로 발병하는 수치이며, 이로 인한 지출 진료비는 58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평균 치료 기간은 2주 이상으로 나타나는데, 다시 말해 255명 중 한 명은 구안와사에 걸리고, 2주 넘게 치료를 받으면서 30만 원 이상의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 결국 구안와사라는 병이 희귀한 질환도 아니며, 발병 시 치료에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요구되는 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구안와사는 단순한 안면마비 질환이 아닌, 뇌 신경 이상으로 초래된다. 우리 몸에는 총 열두 쌍의 뇌 신경이 있다. 후각신경(I), 시각신경(II), 눈돌림신경(III)을 비롯해 도르래신경(IV), 삼차신경(V), 갓돌림신경(VI), 얼굴신경(VII), 속귀신경(VIII), 혀인두신경(IX), 미주신경(X), 더부신경(XI), 혀밑신경(XII)이 뇌 신경에 속한다.

구안와사는 이 중 안면부 근육의 운동 및 미각, 눈물샘, 침샘 등을 관장하고 있는 혼합성 신경인 제7번 뇌 신경인 얼굴신경의 병리적 이상으로 초래되는 질환이다. 구안와사에 걸렸을 시에 안면마비 증상을 비롯해 미각소실, 안구건조, 구강건조 증상 등이 수반될 수 있다.

구안와사는 발병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약 4주 이내의 집중적인 치료 기간을 요구한다.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치료를 도중에 멈출 경우 구안와사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고, 재발하거나 후유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앞서 언급한 황 씨의 사례처럼 말이다.

구안와사후유증의 경우 본병의 병증은 물론 안면 비대칭, 연합운동, '악어의 눈물' 등 각종 후유증 증상까지 더해진다. 치료에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기가 소요되기에 발병 초기 근본 병증을 바로잡을 때까지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따라서 초기 구안와사 발병 시 전조증상을 빠르게 인지하고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구안와사의 전조증상으로는 혓바닥이 코팅된 것과 같은 느낌, 미각의 저하, 눈을 감고 뜨는 것이 불편할 때를 비롯해 양치 도중 물이 한쪽 입꼬리로 샐 때, 이유 없이 눈물이 날 때, 귀 뒤쪽 통증이 나타나고 소리가 잘 안 들리는 증상 등이 있다.

이런 증상이 수일 이상 지속될 경우 한의원 등 구안와사치료 전문 의료 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을 권하며,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에 대해 내복용 한약, 환약 등 내치(內治)와 정안침, 매선요법, 약침 등 외치(外治)를 병행해 집중적인 치료를 하고 있다. 단, 침치료의 경우 수기로 진행되는 치료이기 때문에 전문의의 숙련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도움말 : 단아안한의원 관악점 정인호한의원 김정주 원장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