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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머니톡톡] 종금업 라이선스 반납한 메리츠증권, 연착륙 할까?부동산PF 사업 난항으로 안갯속
항공기 등 대체투자 코로나19 직격탄
  • 장석진 기자
  • 승인 2020.04.10 17:56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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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금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초대형IB로 거듭나려는 메리츠증권의 최희문 부회장이 시험대에 올랐다.(제공=메리츠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지난 3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업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메리츠증권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 10년간 중형사에서 대형사로 고속성장을 이어온 메리츠는 종금업 반납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종금계좌의 증권계좌 전환, CI교체 등 단계적인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전년 말 브레이크가 걸린 이 회사의 핵심 사업 부동산 PF, 근래 박차를 가해온 항공기 등 대체투자(AI)가 코로나19발 함정에 빠지면서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6일부터 메리츠증권으로 사명을 교체했다. 이미 연초부터 이를 알리는 작업을 해왔고, 일찌감치 새로운 CI도 공개한 터라 차분한 분위기 속에 새출발을 완료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0년 메리츠종금과 합병하며 종금업 라이선스를 획득해, 10년간 타 증권사 대비 투자의 폭을 넓히며 수익을 키워왔다.

종합금융업 라이선스가 있으면 일반 증권사는 할 수 없는 수신기능이 가능해 그 자금으로 각종 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적극 투자할 수 있다. 기업대출시 영업용순자본 비율(NCR) 산정에서 일반 증권사는 전액 위험자본으로 산정되지만, 종금사는 10%도 위험자본으로 잡히지 않아 그만큼 투자의 여력이 커질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을 십분 활용해 메리츠는 부동산PF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쌓으며 수익을 극대화했다. 전년에도 메리츠는 이미 자기자본 규모에서 메리츠보다 큰 NH투자증권을 제치고 5546억원의 순이익으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와 빅3를 기록했다.

또 메리츠는 아직 자기자본 4조에 미치지 못해 초대형 투자은행이 아님에도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해 투자에 필요한 자금수혈에도 여유가 있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예치한 자산은 5000만원까지 투자자보호가 되는 점도 메리트였다.

하지만 이는 모두 과거의 일이다.
메리츠는 1년전인 작년 4월부터 1년짜리 발행어음형 CMA 신규가입을 중단했다. 라이선스 종료에 따라 종금 자산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대신 고객들의 자산을 증권형 계좌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 결과 2015년 한때 2조3809억원을 기록했던 종금형 CMA는 전년 말 기준 8009억까지 축소됐다.

발행어음을 통한 자본 수혈 중단의 아쉬움은 연내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늦어도 내년에 초대형IB 진출을 통해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미 전년말 기준 자기자본이 3조9843억원이고 이중 신종자본증권 발행금액 2500억을 빼더라도 전년과 같은 실적만 유지된다면 내년에 초대형IB 등극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메리츠증권이 공공연하게 “무리하게 증자는 하지 않겠다”고 여유를 보여온 이유다.

다만 문제는 메리츠의 캐시카우로 작용해온 부동산PF가 암초에 걸렸다는 점이다.

금융위가 부동산PF 위험노출액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낮췄고, 기존의 PF 채무보증 신용위험값을 12%에서 18%로 상향하는 등 리스크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이 분야 선두였던 메리츠에게 큰 부담감을 주고 있다.

메리츠는 자기자본은 상대적으로 적고 채무보증 약정 우발채무는 많아 지난해 말 기준 8조 5238억원을 기록했었다. 이중 얼마가 부동산 PF 관련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기업평가가 전년 9월말 기준 2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던 것을 감안하면 내년 7월까지로 정해진 시한 전에 부동산 PF 규모를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나 코로나19 사태는 전년 말 부동산PF 규제가 본격화 될 당시 생각지 못했던 돌발 변수다.

증권사들은 장기로 진행되는 부동산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해주기 위해 고객들에게 짧게는 3개월 단위로 자금을 조달해 만기연장(롤오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매입약정을 하고 PF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일이 많다.

프로젝트에 별 문제가 없고 만족스러운 금리를 제공할 때는 고객들이 만기 연장에 쉽게 동의하지만 지금처럼 기업들이 자금 상황이 나빠지고, 개인 투자자들이 불안한 투자 심리를 갖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투자자가 돈을 빼가기를 원할 경우 이를 떠안는 것은 증권사의 몫이다.

전년 발행된 부동산 유동화증권 22조1083억 중 증권사 매입보장 비율이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2666억원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더 큰 대형사들과 비슷한 규모의 매입약정 규모를 보이고 있다. 4월에만 10조 이상, 상반기 내에 총 20조 이상의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상황에서 자본의 규모가 크지 않은 메리츠가 리스크관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부동산금융본부장은 “현재 처한 위기는 특정 증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만약 돈을 빌려준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해당 건설사가 부실 위험에 놓인다면 증권사가 모두 떠안아야 하는데 자본 규모가 작은 회사가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이 위기시 직접 대출을 해주는 카드가 있지만 현행법상 상충하는 부분 때문에 한은이 증권사 대출에 적극 나서기도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메리츠증권이 적극 투자해온 대체투자(AI)다. 메리츠는 종금 라이선스 반납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다양한 IB사업 진출을 시도했고, 그 중 하나가 해외부동산, 선박, 항공기 등 대체투자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숙박, 여행, 운송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적극 진행한 이들 투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자기자본 3조를 넘기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를 할 수 있었지만 메리츠는 신 수종사업이 절실함에도 이미 6개의 대형사가 경쟁하는 이 시장에 발을 담그지 않았다. 전통적인 시장이 레드오션화 된 상황에서 뒤늦게 뛰어들지 않겠다는 전략이었다. 대신 경쟁사들이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생각하는 대체투자 분야에 더 적극적으로 진입했다.

현재 진행중인 PBS서비스의 일부인 TRS 계약으로 인해 대형사들이 사모펀드 스캔들로 고통받기 시작하자 일각에선 이러한 메리츠의 전략을 칭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기 투자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흔들리고 여행, 물류가 타격을 받으면서 항공기, 선박 등에 대한 투자가 직격탄을 맞자 리스크가 어디까지 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리츠 투자에 대한 경고음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6년부터 전년까지 항공기펀드를 조성해 2조6183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메리츠는 세계적인 항공기 리스회사와 손잡고 20대의 항공기를 구매해 임대를 통해 연평균 수익률 최대 13%를 제시했었다. 이자수익(Income Gain)뿐만 아니라 커져가는 물류와 여행 산업을 고려할 때 비행기 재매각을 통한 매각차익(Capital Gain)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투자를 위해 자기 돈을 들고 있다가 투자하는 경우는 드물다. 메리츠는 이러한 투자에 필요한 자금 일부를 기관투자자 대상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해결했다. RCPS는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하기 때문에 기관 입장에선 장기간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수단이지만 돈을 빌려 쓰는 발행사 입장에선 이익을 내 갚아야 하는 부담이 크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국가간 통제가 점차 늘고, 특급 호텔들이 10만원도 안되는 객실료를 제시하는가 하면, 면세점이 올스톱되는 상황이다. 이미 임대료를 내지 못하겠다고 선언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오피스 투자는 임대료는 커녕 자산가치 하락을 염려해야 하는 단계다.

다만 메리츠증권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1분기 대형사들이 ELS 헤지를 위한 마진콜 이슈로 자금의 압박을 받으며 이익 훼손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ELS로 인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해 이익이 경쟁사 대비 비교우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1분기 연결이익이 73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9%, 직전분기 대비 -54.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파생결합상품 잔고와 자체헤지 비중이 타다 대비 낮기 때문에 트레이딩 손실 역시 상대적으로 작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9일 1분기 신규 주식계좌 개설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으며, 해외주식과 해외 파생상품 계좌 개설 건수 역시 지난해 1분기 대비 384% 증가하고 관련 수익은 479% 늘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WM본부장은 “1분기 대형사들은 NH증권 약 5배, 키움증권 4배, KB증권 3배 등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배의 계좌개설이 있었다”며 “지점 수가 한정적이고 개인고객수가 많지 않은 메리츠 입장에서 리테일부문이 주 수익원이 되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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