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세계적인 대유행에 따라 각국 정부가 무지막지한 돈을 풀고 있지만, 실물경제까지는 미치지 못하자 미국을 중심으로 국채발행 등의 중간 절차를 생략하고 중앙은행이 직접 돈을 찍어 정부에 전달하면 정부가 직접 실물경제에 투입하는 새로운 통화정책이 등장해서 주목된다.

정부가 세수를 고려하지 않은 체 일단 실업 구제 등 코로나 19에 따른 대규모 실업 사태를 막고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정부가 중앙은행을 통해 돈을 찍어내 이를 기업에 직접 푸는 방식이다.

평상시 같으면 돈을 마구 찍어내 풀면 물가상승의 압박을 부추기겠지만 푼 돈들이 경기 부양을 위한 터진 둑 막기 용이라는 현대판 통화정책이론(Modern Monetary Theory MMT)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가 과도한 인플레이션만 없으면 경기 부양을 위해 화폐를 계속 발행해도 된다는 주장이다.

우리 정부가 국민 1인당 긴급재난지원금을 푸는 거나 중앙은행이 기업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도 일종의 현대판 통화정책이론으로 풀이할 수 있다.

MMT는 정부가 조세를 거두기 위해 발행하기 때문에 자국 통화 표시 채무의 과다로 파산하는 일이 없어 적자재정을 편성해 완전고용을 실현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코로나 19가 만든 주가 폭락, 소비 급락, 경기의 급락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은 일단 돈을 풀어 코로나 19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은 이를 위해 2.3조 달러 규모의 대출패키지를 발표했다. 부동산담보채권(MBS)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채권, 그리고 지수연계 펀드(ETF) 매수에 이어 정부, 기업, 가계까지 무차별 돈을 지원하고 있다.

이른바 신 통화공급패키지의 목적으로 중소기업의 대출채권도 실물경제 보호 차원에서 사들이고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7%에 달하는 2.3조 달러를 푸는 대규모 대출정책이다.

이 마저도 부족하면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준)가 직접 주식을 매수하는 방안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지구촌 공급망이 무너져 대규모 실업과 파산에 따른 경기 부양이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대응책이라고 볼 수 있다.

평상시 경기대책으로는 택도 없는 상황에서 사경을 헤매는 건 코로나 19 확진자뿐만 아니라 경제도 마찬가지라는데서 등장한 통화정책이다.

주저하는 사이 무너진 경제를 다시 추스르기는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식이 될 수 있다.

코로나 19 감염공포로 촉발된 금융시장 폭락 공포에 이어 이젠 실업 공포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푼 돈이 경기 부양의 마중물이 되게 하려고 중앙은행이 돈을 마구 찍어내 정부에 바로 주고 정부가 이 돈을 가지고 가장 현안이 되는 실물경제에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감염공포가 불러온 실물 붕괴에 따른 경기 공포를 막는데 신종 통화정책이든 고전 이론이든 사후 약방문보다 예방 처방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쥐를 잡는데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따질 때가 아니라는 상황이다.

정부가 코로나 19를 대응하는데 실시간 대응모델을 구축해왔듯이 경기대책 역시 실물 시장에도 신 통화정책을 적극 펼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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