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투자, 타사대체 이벤트, 웹세미나 급증

▲ 금융투자회사들이 WM서비스 강화에 나선 가운데 신한금융투자가 새롭게 선보이는 비상장주식 거래 서비스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WM전문가로 신한금융투자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이영창 대표(제공=신한금융투자)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증권사들의 IB위주 수익구조가 도전을 받는 가운데, 달라진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려는 금융투자회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고 투자자들에게 신규 투자처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비상장투자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타사에서 자금을 옮겨오는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비대면 웹 세미나를 활성화하는 등 자산관리시장(WM)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년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한 비상장투자 경쟁이 본격 점화하는 분위기다. 비상장투자는 과거 일부 온라인사이트와 오프라인 거래의 혼합 형태를 통해 음성적인 거래가 주를 이뤘으나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014년 8월부터 K-OTC로 개편해 양성화하자 안정적인 거래로 정착하고 있다.

특히 삼성SDS, 미래에셋생명, 지누스 등 우량기업이 K-OTC 시장을 거쳐 이전상장을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면서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한 결과, 거래대금이 꾸준히 늘어 전년에는 제작년 대비 46.6% 늘어난 990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금융투자협회는 집계하고 있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연초 K-OTC시장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조금 위축되는 듯 했으나 바이오기업이 시장을 주도하자 이들 기업이 다수 포진한 K-OTC시장도 다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량 기업 공모시 개인청약 경쟁률이 높아 배정되는 주식수가 얼마 되지 않는 것을 고려해, 장외시장에서 이 주식들을 먼저 선점해 중장기 투자로 대박을 노리는 투자패턴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투자회사들도 관련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이 시장에 공을 들인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두나무와 빅데이터 업체 딥서치 등과 제휴로 전년 11월부터 비상장 주식 1:1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비상장’을 운영중이다. 거래시스템은 삼성증권이 제공하고 기업정보 발굴은 두나무가 담당한다. 업체측에 따르면 현재 4000개의 종목 거래가 가능하고, 그중 절반인 2000개 정도의 종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전월 18일부터 스타트업 증권 플랫폼 회사 판교거래소(PSX)와 비상장주식 거래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인공지능(AI), e커머스 등 대표적인 국내 벤처기업들이 이곳에서 거래된다. 현재 시범운영을 통해 최종 점검을 마친 후 5월 중 정식서비스를 연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이들 기업의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고 계좌개설 서비스와 매매체결을 담당해 우수 벤처기업들의 자금 확보에 기여하고, 투자자에겐 투자처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서비스는 전임 김병철 대표가 물러나고 지난 3월 신한금융투자 신임 대표가 된 이영창 대표의 첫 작품이라는 면에서도 상징성이 있다. 이영창 대표는 신한금융투자 구원투수로 영입된 인물이지만 단순한 리스크관리를 넘어 새로운 사업 제시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할 숙제가 있다. 대우증권시절 국내 스팩(SPAC, 기업인수전문회사) 시장을 개척한 인물이기에 이번 서비스에서도 전문성을 보여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스팩 상장이 매우 보편화됐지만 2009년 스팩 제도 도입시 금융당국과의 조율에 상당한 난관이 있었으나 해외 사례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제도 안착을 위한 한국형 제도 제시에 이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당시 금융당국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한 증권사 기획본부장은 “당시만 해도 우회상장(Backdoor Listing)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고 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당국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며 “이 사장의 끈질긴 노력이 제도 도입에 적지 않게 기여했기에 비상장투자에 전문성을 가진 이 사장이 새롭게 만드는 플랫폼에 기대가 생긴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도 지난 14일부터 기업 신용평가기관 ㈜나이스디앤비와 손잡고 기존의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비상장레이더’에 종목분석 보고서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비상장 기업의 재무상황, 핵심 기술력을 투자자 입장에서 유요한 정보로 가공해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기 상장된 업군 내 유사 기업과의 비교를 통해 향후 상장 가능성과 주가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6일부터 자산관리서비스(WM)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금감원으로부터 정식으로 부수업무 승인을 거쳐 확보된 빅데이터를 AI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해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미래에셋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금융데이터거래소 오픈으로 데이터셋, API 판매까지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증권사 WM본부장은 “IB시장이 올해 고전을 할 것으로 보이고 신규계좌가 다시 폭발하며WM시장이 들썩이자 한동안 주춤했던 타사계좌 대체시 현금과 혜택을 제공하는 고객 빼앗기 경쟁도 고개를 들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언택트 열풍에 맞춰 미래에셋, 한화자산 등 운용사들이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매니저들울 투입해 투자법을 제시하는 방구석1열 세미나도 열기를 뿜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