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신한울3·4호기 건설재개 정부에 요구
경영진엔 사재출연 등 고강도 자구안 촉구
구조조정방안 시한 7월9일 최대 분수령

[일간투데이 김영섭 선임기자] 수백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행할 정도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위기에서 벗어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노조 측이 경영진의 사재출연과 함께 정부에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강력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두산중공업 구조조정 방안은 오는 7월 9일까지 나올 전망이다.

26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두산중공업지회(지회장 이성배)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지회와 금속노조 경남지부, 민주노총 경남도본부는 두산중공업 구조조정 저지 투쟁과 함께 정부 측에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강력 요구하기로 최근 결의했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지회는 금속노조와의 합동회의를 매주 목요일 개최하고 상황에 따라 수시 소집, 운영하기로 했다.

또 두산중공업지회는 오는 27일 '2020년 임단협 출정식'을 기점으로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성배 지회장은 지난 13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경영파탄의 전적인 책임인 두산자본과 경영진은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대책과 신한울3·4호기 재개 등을 담은 탈원전 정책 속도 조절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지회 발행 '소리모아' 최신호(15호)는 전했다.

나아가 이 지회장은 대의원대회에서 "국책은행에서 1조원 대출을 결정한 배경에는 기간산업과 지역경제, 실업에 따른 사회적 악영향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렇기에) 두산자본의 뼈를 깎는 고강도 자구노력과 사재출연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의 여러 사업 영역 중 원자력 산업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 수주가 급격히 감소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지난 2017년 12월 신한울 원전 3·4호기 등 건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중단되면서 경영난이 심화했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만으로 매출 2조50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전체 6기 원전까지 합치면 매출 7조~8조원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구조조정 방안과 관련해 경영진 측의 재공시 예정일인 오는 7월9일 전후가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올 2월 두산중공업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방안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또 이와는 별개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 노력으로 '일부 휴업'을 검토 중에 있고 노동조합과 협의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로 지난달 10일 관련 문서를 발송했다.

이어 두산중공업 경영진은 지난 10일 최형희 재무관리부문장 대표이사 명의의 공시를 통해 “(휴업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내에 재공시하겠다”고 했다.

경영진은 휴업과 관련해서는 창원공장의 전체 또는 부문의 조업중단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부 휴업'은 특정한 사업 부문에 대해 실시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조업에 지장이 없는 수준의 제한된 유휴인력에 대해서만 시행하는 이른바, '일부 직원 대상 휴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경영진은 지난달 11일자 공시에서도 “회사는 고정비 절감을 위한 추가 방안의 차원으로 대상자들을 선별해 평균임금 70%를 지급하며, 일정기간 쉬게 하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은 ‘계열사 살려내기’ 등으로 불어난 부채가 원인으로 꼽힌다. 2019년 말 두산중공업의 부채총액은 18조607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300%까지 치솟았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등을 통해 두산건설에 2조원을 쏟아부었지만, 부실을 견디지 못한 두산건설은 결국 상장 폐지됐고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지분 100%를 흡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4조9000억원 중 채무조정이 불가능한 비은행 차입금만 2조원에 달한다. 이는 은행권의 자금 수혈로 해결될 수 있는 규모를 이미 넘어 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두산그룹은 자회사인 두산솔루스 지분의 매각과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