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은 긴가민가했던 4차산업혁명이 무엇인가를 실감케 했다. 비대면 원격교육, 재택근무, 드론, 언택트(비접촉) 등 생각 속에 멈춰있던 말들이 현실로 체감하게 했다.

지난해 1월 1일 0시를 기준으로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을 상용화시킨 한국의 이동통신 3사가 시현을 통해 미래는 이렇게 변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코로나 19는 그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재가 바로 그 시대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1800년대 이후 세기를 걸쳐 변혁을 겪었던 용어가 2000년대 들어 소위 정보화 산업으로 지칭되는 3차산업혁명에서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그 4차산업혁명은 우리 생각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8년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에 대응해 갤럭시 스마트폰 출시를 기점으로 우리는 4차산업혁명의 서막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내 손안에 모든 정보를 얻고 이를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을 스마트폰은 예고했다. 사람들은 집에서, 걸어가면서, 버스 안에서, 지하철에서든 고개를 수그리는 우스갯소리로 수그리족으로 변신했다. 비단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인들이 그렇다.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무언가 찾고, 얻고, 실행하기 위해서 골똘히 고개를 수그려 보고 있는 현상을 빗대 수그리족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가 됐다. 그 스마트폰에는 수십만 개의 앱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지원해준다. 반드시 학교에 가지 않고도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내 손안의 스마트폰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원격수업이 가장 현실감 있게 우리를 일깨우고 있다.

공교육의 체계가 학교라는 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 또는 온라인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체험케 했다. 공간이라는 개념이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4차산업혁명은 이른바 공간 검색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코로나 19가 보이지 않듯이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역시 보이지 않은 것들이 공간 검색이라는 명령어로 움직이고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코로나 19는 세계 질서를 되돌릴 수 없는 세계로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가 추구했던 가치마저 뒤흔들고 있다. 그 중심에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한국은 세계에 제시했다. 코로나 19발 원지인 중국에 이어 직격탄을 맞은 대 확산이라는 공포감 속에서도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헌신으로 감염자 찾기와 격리, 치료에 사투를 벌이는 모든 체계를 우리식대로 대응했지만, 세계는 우리를 의식하지 않았다. 그 과정과 결과는 천지와 같은 차이를 낳고 있다. 소위 방탄소년단으로 대미를 장식한 K-팝(POP)에 이어 K-방역으로 세계에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격상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이를 가능케 한 반도체 칩과 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그리고 그 속에 탑재한 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화 속 아라비안라이트에서 요술 호리병 속에 검은 연기를 내뿜던 중동의 원유도 이번 코로나 19사태로 수요 급감으로 인해 값이 바닥을 뚫고 지하로 다시 흘러가고 있는 형국이다. 비대면 격리가 불러온 수요 절벽 여파이다.

​이 모든 것을 변하게 한 건 사람이었다. 바로 스마트폰을 어떻게 이용했는지의 차이가 모든 것을 변하게 했다. 한국과 중국은 사람들의 모든 동선을 스마트폰 이용자들로부터 확보한 데이터를 최대한 이용했다. 사람들이 물품을 사거나 팔고 결제하는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공공을 위한 정보로 바로 그들에게 제공해서 코로나 19에 대응하게 안내했다. 굳이 이동하지 않아도 이전에 할 수 없었던 수업과 근무를 집에서 내가 원하는 곳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 19는 비접촉 경제란 무엇인가를 보이면서 고전적인 종이나 석유 등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시킨 셈이다.

신조어인 언택트 경제에는 원격교육, 신선식품 배달 앱, 원격진료 등등에서 눈부신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디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스마트폰이 이미 미디어를 대체하는 소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이다. 그 SNS가 종이 신문을 대체시켰다. 윤전기가 아닌 프로그램 앱이 지면을 짜고 이를 온라인신문으로 변화시켰다. 수백억 원에 달했던 윤전기 설비는 누구나 신문을 만들 수 있는 앱이 그 자리를 대신에 하고 있다.

현찰이 아닌 페이가 주문한 결제를 대신에 한다. 소위 전자 결제 서비스인 페이시대이다. 그 스마트폰 안에서 모든 게 가능케 하는 시대가 바로 4차산업혁명이라는 이름이다.

코로나 19 이전 시대는 그야말로 이전 시대다. 코로나 19 이후 시대는 바로 4차산업혁명이 무엇인가를 체험을 넘어 일상화된 시대라고 본다. 코로나 19는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변곡점일 수도 있다. 원격, 자율, 언택트, 페이 등을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을 누가 먼저 구현해서 상용화시키는가에 세계 질서의 선두 주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 선두에 한국이 뒤처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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