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 과시로 이상설 불식...트럼프, 말 아껴 북 자극 안해

▲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건강이상설을 잠재운 김정은 위원장(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오랜 시간 두문불출하며 사망설이 흘러나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에 나서며 건재를 과시했다.

조선중앙방송은 2일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을 맞아 전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고 일각에서 사망설까지 나오던 상황에서 돌연 모습을 나타냈다.

그간 우리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특이 동향이 없다면서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이번 준공식 참석으로 국내외에서 제기되던 건강이상설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방송은 "주체비료생산기지로 훌륭히 일떠선 순천인비료공장이 준공식이 전 세계 근로자들의 국제적 명절인 5월 1일에 성대히 진행됐다"며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우리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에 참석하시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장에 나오셨고, 몸소 준공테이프를 끊으셨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완공된 공장을 돌아보며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번 준공식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재룡 내각 총리, 박봉주·김덕훈·박태성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등 노동당 간부들이 참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다만 권력 2인자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수행자 명단에서 보이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사망설 고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일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 다른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며 언론의 질문에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회피했었다.

현지시각 1일, 김 위원장의 건재가 확인된 후에도 "적절한 시점에 이야기할 무언가가 있을 것" 이라는 신중하면서도 아리송한 답을 남겼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상 징후설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어온 한국 정부와 달리 "모든 것이 괜찮기를 바란다"는 등 마치 무언가 알고 있는데 말할 수 없다는 뉘앙스로 관심을 고조시켰었다.

다만 이후 오해를 일으킬만한 답변을 자제하며 신중한 모습을 유지해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런 태도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추진 중인 미국이 '최고존엄'에 관한 문제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북한 변수가 대선 가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성도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한 태도가 미국의 정보 자산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김정은 위원장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고있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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