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이면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3년을 지나 4년 차를 맞이한다. 오는 2022년 3월 9일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고려하면 우리 정치 지형상 4년 차는 문 대통령이 취임 때 약속했던 국정과제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황금기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 7일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집권 4년 차 1분기이자 4월 통합 기준 국정 지지도(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60%로 집계됐다. 노태우 정권 이후 역대 정권의 같은 시기(집권 4년 차 1분기) 국정 지지도를 비교해보면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국정지지도는 집권 4년 차를 맞았던 역대 대통령들이 긍정 평가가 50%를 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국민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국정 지지도를 보면 노태우 대통령(긍정/부정 12/40), 김영삼(41/33), 김대중(27/55), 노무현(27/63), 이명박(43/49), 박근혜(40/49), 문재인(60/32)이다.

그만큼 집권 4년 차는 집권 초기 공약에 대한 피로도와 레임덕에 따른 부정적 평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줬던 만큼 문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 같은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는 지난 4.15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표출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K-방역을 세계적인 성공모델로 이끈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신뢰의 수치로 풀이할 수 있다.

코로나 19와 전 국민이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거둔 K-방역은 국민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위기에 묻혔을지도 모른다. 진단키트, 드라이 스루, 자가진단 앱 등 국민과 의료진들의 아이디어를 즉각 수용해서 확산시킨 정부가 있었기에 위기를 기회로 국난 극복사를 쓰고 있다고 본다.

문 대통령 앞에는 역대 대통령의 집권 4년 차와는 다른 상황이 놓여있다. 측근 비리로 얼룩진 집권 4년 차가 아닌 전대미문의 코로나 19가 몰고 온 경제 위기를 탈출시켜야 하는 과제가 그렇다. 국난 극복의 2차 위기는 이제 K-방역에서 K-경제라는 옮겨가고 있으므로 이 위기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이 아니라 산업구조 재편 등을 통해 실질적인 고용 창출로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과제이다.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하늘길과 바닷길을 개방해서 수출입에 장벽을 두지 않았던 것도 K-경제를 위한 결단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혹자들은 예수 이전과 이후 서기를 표기하는 방식을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로 세계질서의 재편을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본보기로 삼았던 소위 선진국이라고 여겼던 국가들의 위기 상황 대응이 저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답을 쓰게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우리의 의료체계와 대응능력이 한류의 K를 상징하는 K-팝, K-영화를 넘어 K-방역의 신화를 우리가 써가고 있다는 질의응답을 이제 K-경제에서도 보여줄 과제를 문재인 정부는 안고 있다.

지난 4월 14일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발언 중 역사에서 승리는 변화를 기회로 만들어온 자의 몫이었다고 지적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제일 먼저 준비하고 맞이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국민께서 한마음이 돼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 마음은 다음날인 4.15총선에서 집권 여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집권 4년 차에 임하는 국정에 국민이 성원한 180석의 국회 의석을 몰아준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제일 먼저 맞이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한 것이다.

여기에는 문 대통령이 일관되게 추진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불씨 살리기도 빠질 수가 없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남북, 북미 정상 간 중재자 역할에 공을 들여온 만큼 남북 경제협력과 북핵 협상이라는 매듭을 푸는 과제도 K-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한 축이 돼야 한다.

슈퍼 여당과 함께하는 집권 4년 차는 어쩌면 무거운 책무일 수도 있다. 발목을 잡는 야당의 존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핑곗거리가 사라진 슈퍼 여당의 몫은 고스란히 문 대통령 본인 몫이기 때문이다. 집권 시 국민과 약속했던 공약을 챙기고 또 코로나 19로 노출된 과제를 입법화하고 이를 마무리하는데 4년 차가 적기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슈퍼 여당의 헛발질은 곧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집권 4년 차를 맞은 현 상황은 취임 때보다도 더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국민이 보낸 성원에 야당 핑계로 미뤄놨던 개혁과제와 K-경제 구축에 온 힘을 다하는 길이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내는 K-경제의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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