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너지 공기업 대부분  '유가연동방식' 취해
생산 원가 절감 소비자의 수혜로 이어질지 기대
산전 가동율 하락시, 한전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져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전력 생산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기료 인하까지 가능할는지는 미지수다. 

올해 전력 공급과 수요가 동반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기료 하락이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 인도 선물 가격과 브렌트유 7월 가격이 전장 대비 각각 1.83%, 0.9%%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붕괴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 여름에는 유례없는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소비자들은 원유가격 하락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력수요는 경기둔화와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감하고 있다"라며 "여름철 이상기온으로 고온이 지속되면 냉방수요의 증가로 산업생산도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석탄발전소의 이용률도 급감하면서 전력이 공급과잉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인해 원전 이용률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전경.사진=연합뉴스

국내에 도입되는 가스 대부분은 원유 가격에 비례해 가격이 책정되는 유가연동방식을 취하고 있다. 

원유가의 하락은 가스 가격 인하로 귀결되는 방식으로, 전력 생산을 위한 고정비 경감으로 인한 발전사업자들의 실적 개선을 달성하는데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2017년 한국의 전력시장 비중을 살펴보면 ▲석탄 43.1% ▲원자력 26.8% ▲가스 21.4% ▲신재생 6.1%이 비중으로 나타나 석탄과 원자력은 우리나라 전력시장에서 총 70%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력회사들의 실적 개선은 유례가 없을 것으로 전력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과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민간 가스 발전사들은 실적개선을 거둔 수준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1년 당시 고유가로 인한 원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공급부족과 수요증가로 인해 민간 가스 발전사들은 깜작 초과이익을 거둔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은 2021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이런 결과 지역난방공사과 삼천리 도시가스 등 업체 등도 원가절감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소속 자회사들의 발전소를 통해 운영되며, 현재 남동, 동서, 중부, 서부, 남부 발전 등이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국내로 도입되는 LNG가스 전량을 독점적으로 관리하며 국내 가스 공급의 수급량을 조절한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석탄가격도 최근 하락속도가 빨라졌지만 유가 하락이 더 빠르고 파괴적”이라며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내 전력시장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력 생산을 위한 원가가 절감이 발생하더라도, 일반 소비자들의 전기요금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의 기업공시 재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원자력발전, 화력발전 등을 모두 합한 총 매출액은 5조 91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한전의 전기판매사업 부분의 매출은 총 5조9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산업용 55.6%, 일반용 22.3%, 주택용 14% 기타 부문 8.1%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산업 생태계 전반이 위축되면서 산업용 전기 판매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산업용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서는 탓에 전력생산 원가 절감 호재가 발생하더라도 전기료 유지 혹은 인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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