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출마여부 관심…당권·대권분리, 부담요인
송영길·홍영표·우원식·임종석 등 자천타천 후보군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4·15 총선 압승 후 새 원내대표 선출까지 마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로 누가 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태원 클럽 확진자 급증으로 다시 확산되는 조짐이 보이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나 추대론 등이 나오는 가운데 주요 당권 도전자들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서히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최대 관심은 선호도 1위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전대 출마 여부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의 총선 압승과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의 당선으로 당내 입지가 한층 공고해졌다.

이에 당 대표를 맡음으로써 당내 기반을 더 확실히 다잡으면서 차기 대권을 노려야 한다는 주장과 전대 과정에서 다른 주자들과 대립각을 세울 경우 '흠집'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이 위원장은 전대 출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최근 만난 일부 의원들에게 '당 대표에 관심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명확한 불출마 의사가 아닌 향후 여론 추이에 따라 출마로 입장을 선회할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위원장으로서는 당 대표가 대권에 도전할 경우 대선 1년 전에 사퇴하도록 하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이 부담이다. 당 대표가 되더라도 임기 2년 중 6개월가량만 채우고 자리를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당으로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고 다른 경쟁자들은 그 점을 경선과정에서 집중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 당내에서는 이 규정을 손보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다른 당권 주자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5선이 되는 송영길 의원은 전대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범문(범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송 의원은 최근 전국을 누비며 21대 총선 당선인들을 만나고 있다.

4선이 되는 홍영표 의원도 전대 출마를 타진 중이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홍 의원은 당내 친문그룹의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이 다른 친문인 김태년 의원이 당선돼 진문(眞文) 일색 지도부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4선이 되는 우원식 의원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당내 주요 모임 중 하나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계열로, 전대 출마와 관련해 주변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재선이 되는 김두관 의원도 당권 도전이 점쳐졌으나 최근 "좋은 분이 있으면 좀 선택해서 도와주려 한다"며 사실상 전대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낙선했으나 여전히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부겸·김영춘 의원도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본인은 "전대 출마를 고려한 적이 없다" 했지만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등판설도 당내에 돌고 있다.

당내에서는 8월 전대가 아닌 다른 방식의 지도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대위를 꾸리자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비상상황에서 당권 투쟁을 할 것이 아니라 이 위원장을 비롯해 대권·당권 주자가 모두 모인 '용광로 비대위'를 만들어 위기 극복에 전념한 뒤 내년 3월쯤 당 대표 경선을 하자는 구상이다.

추대론도 있다. 비대위 구성론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고려해 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전대는 내년 3월로 미뤄두고 새 대표를 추대해 당분간 당을 운영하자는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이 끝난 만큼 당권을 둘러싼 각종 논의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다만 당 지도부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차기 당 지도부 구성 계획을 조기에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정대로 8월 전대를 치르는 것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