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올해 -0.1% 성장률…빠른 회복세"
경제 재개 확산 기대감에 구리 가격도 반등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송호길 기자 hg@dtoday.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가 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가 받는 타격이 다른 나라보다는 덜할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0.1%로 전망됐다.

앞서 BE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 내놨던 종전 전망치(2.3%)와 비교하면 2.4%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BE가 국가별 전망치를 내놓은 주요 31개국 중에서 홍콩 다음으로 종전 전망치 대비 하향 조정 폭이 낮았다.

홍콩의 전망치는 종전 -0.4%에서 -2.0%로 1.6%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또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1개 나라 가운데 중국(2.0%)과 인도네시아(0.8%)에 이어 3번째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전망치는 종전보다 각각 3.9%포인트와 4.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2.0%→-6.4%)과 유로존(0.9%→-8.1%)은 종전보다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8.4%포인트와 9.0%포인트 내렸고 이탈리아나 스페인, 캐나다 등은 낙폭이 더 큰 편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이 (IMF)이 지난달 발간한 주요 20개국(G20) 경제전망 보고서서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2%로, G20 중 4번째로 높았다. 1월 전망치와 비교했을 때 하락 폭은 3.4%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최근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핵심 변수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경제 충격이 지목되는 가운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조기에 코로나19 억제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E도 이번 보고서에서 "강한 보건체계, 효율적인 정부, 충분한 재정 여력을 지닌 국가가 빠르게 성장세로 돌아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회복력이 큰 국가로 한국과 독일을 꼽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의료체계 접근성 및 질, 정부 효율성 등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자재로 꼽히는 구리의 가격도 상승 추세를 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54% 오른 1t당 5227.5달러로 마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이었던 지난해 말 종가인 1t당 6156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3월 23일에 기록한 4년여 만의 최저 기록인 1t당 4617.5달러 와 비교하면 약 한 달 반 만에 13.2%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구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도 고수익을 내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인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의 지난 8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4.96% 오른 6985원으로, 연저점인 3월 19일의 5105원보다 36.8%나 올랐다.

같은 날 'KODEX 구리선물 ETF'도 전 거래일보다 1.99% 오른 4610원으로 마감해 연저점인 3월 19일의 3980원 대비 15.8% 상승했다.

구리는 건설, 전기, 전자 등 산업 전반에 원자재로 쓰인다. 경기 변동에 따른 수요가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동향에 민감한 원자재로 꼽힌다.

구리 가격이 경기 전환점을 선행해 보여준다는 이유로 시장에서는 구리를 '닥터 코퍼'(Dr.Copper·구리 박사)라는 별칭으로도 부른다.

실제로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가 불거지면서 구리 가격도 하락세를 탔다.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 1월 중순까지 1t당 6000달러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1월 하순부터 급격히 하락해 3월에는 1t당 4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4월 들어 구리 가격은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각국이 경기 부양과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경기 회복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최근에는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인해 단행했던 봉쇄 조치를 조금씩 완화하면서 경제 활동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4월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3.5% 늘어 시장 전망치를 웃돌고, 미국 실업자 증가 속도가 둔화하는 등 경제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됐다.

다만 단기적으로 금융과 실물 경제의 괴리가 아직 커 경기 민감 원자재의 추세적 가격 상승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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