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독점 가능성 거론하며 야당 압박
백승주 한국당 의원, "김 대표, 정신감정 받아야" 반발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21대 국회 원구성을 앞두고 상임위원장 독점 방안을 거론하며 미래한국당을 교섭단체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이에 한국당측은 김 원내대표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며 원색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등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정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는데 이게 제대로 된 것인지 따져볼 생각"이라며 "원구성안의 표결 처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배분 관행은 "13대 국회 때 여소야대로 국회가 개원이 안 되니까 했던 것"이라며 "개원을 무기로 한 야당의 발목잡기, 트집 잡기를 국민이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은 6~12대 국회에선 다수당이 독점했으나 1988년 13대 국회 때 처음으로 여소야대가 된 이후 의석 비율에 따라 나눠 맡아오고 있다. 미국 의회는 다수당의 상임위 독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김 원내대표는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 과감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필수"라면서 최대한 세출 조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지금은 코로나 극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지만 권력기관 개혁의 후속 입법과 조치를 게을리할 수 없다"면서 경찰개혁 및 국내 파트를 없앤 국가정보원 자체 개혁안의 입법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선 전날 환경노동위를 통과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언급, "아쉬움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특수고용자나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서는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백승주 미래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미래한국당을 교섭단체로 인정하지 않고 통합당과 의사일정을 합의하겠다고 했다"면서 "김 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병원을 방문해 정신건강에 대해 감정할 필요가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비교섭단체들과 4+1이라는 괴물로 국회를 운영한 민주당이 국회법에 따른 교섭단체인 한국당과 협의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법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백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자신도 당황스러웠다"며 "백 의원의 발언은 교섭단체를 인정하라는 취지였다"고 진화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