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대면 성장 속 원격의료 촉진 제시
병원協 "국가 의료체계 붕괴 우려 반대"

[일간투데이 유경석 기자] 도통 속내를 모르겠다. 단어는 같지만 극과 극으로 갈리는 해석을 하고, 대치 양상까지. 원격의료와 비대면 의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와 의사 간 진료를 두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비대면 의료'라고, 대한의사협회는 '원격의료'라고 맞선다. 모두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는데, 용어전쟁에서 국민은 보이지 않는다. 속내가 궁금한 까닭이다.

복잡한 문제는 근원부터 살피는 게 순서. 우선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자. 비대면(非對面)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영어로 untact(비대면, 비접촉). 원격(遠隔)은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영어로 be far apart, be widely separated, be distant, far-off, remote로 쓰인다.

두 단어의 공통점은 '접촉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의도성 여부다. 비대면(untact)는 의도적인 면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원격(far-off)은 현상적으로 멀리 존재하는 상태로 읽힌다.

문제는 '접촉하지 않는다'는 것과, 그로 인해 발생한 거리 중 '멀다'는 의미를 명확하게 할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가? 그렇다면 '비대면'과 '원격'은 애시당초 구분할 수 없는 단어라는 것이고,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물론 더 살펴볼 단어가 있다. 어쩌면 '비대면'과 '원격'의 차이 또는 공통점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낼 단어일지도 모를 일. 의료다.

의료(醫療)는 '의술로 병을 고침. 또는 그런 일'이다. 영어로 medical treatment다. 비슷한 말로 진료가 있다. 진료(診療)는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는 일'을 말한다. 영어로 (medical) treatment, treat, give medical treatment다.

정리하면 의사가 병을 진찰하고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비대면'과 '원격'에서 모호하던 정의가 비로소 차이를 내보이는 것 같지 않은가. 정부가 말하는 '비대면 의료'는, 사전적 정의로 한정한 경우 '의료(medical treatment)'가 아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발표만 볼 때 '비대면 의료'에서 '치료'는 없다는 입장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가 아니라면, 정부와 여당은 '비대면 상담'으로 용어를 수정해야 한다. 참고로 상담(相談)의 사전적 정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을 풀기 위하여 서로 의논한다'는 것이고, 영어로 'advice, (formal) counsel, consult'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원격의료에 관한 논의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까지 20년 째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민영화 및 개인정보 유출 등 논란으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줄곧 '원격의료 절대불가'라는 원칙 아래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비대면 의료'가 '원격의료'가 아니라는 정부와 여당도, '국민 건강에 매우 큰 해악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속내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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