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긍정적 전망 솔솔…기업 실적 뒤따라야

▲ 50 거래일 만에 장중 2000선을 회복한 코스피지수. 21일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연초 2277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가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지난 3월 9일 2000선이 무너진 지 50거래일 만에 다시 2000고지를 밟았다. 예상보다 빠른 반등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인 금융과 재정정책을 쏟아부은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분기 실물경제가 최저점을 지날 것으로 보여 회복된 지수가 유지될 지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004.95까지 오르며 2000선을 회복했다. 다만 장 막판 혼조세 속에서 상승 흐름이 둔화되며 1998.32로 마쳐 2000선 안착에는 실패했다. 코스피지수의 2000 고지 도달은 지난 3월 19일 장중 1439.43까지 하락한지 약 두달 만이다.

전일 미국 증시도 50개주 전체의 단계적 경제활동 재개 소식과 함께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자 다우, 나스닥, S&P500 등 3대지수 모두 2% 내외의 상승을 보이며 마감했다. 국제유가도 상승흐름을 이어가 WTI가 전 거래이 대비 배럴당 1.53달러(4,78%) 오른 33.49달러로 마감했다.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들지 않은 미국이지만 경제침체에 대한 부담감으로 뉴욕, 캘리포니아, 펜실베니아 등 일부 지역만 제한적인 봉쇄령 해제를 유지한 채 마지막으로 남은 코네티컷주마저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자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도 21일부터 그간 열지 못했던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하는가 하면, 일본도 도쿄도 등 8개 광역자치단체에 유지되던 코로나19 긴급사태 해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전세계적인 긴장감 완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를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다만 미 상원이 중국기업 미국 상장 제한법안을 통과시켜 중국 기업이 미국 투자자로부터 자금 조달이 어렵도록 막는 조치를 취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코로나19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시키며 원색적인 비난에 나서면서 경제전쟁 발발에 따른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이러한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2000선에 도달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도 77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코스피에서 3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고, 지난 19일 1조원 넘는 매도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까지 이틀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던 개인은 21일엔 다시 2908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 난 상황에서 국내 주가도 단기 반등폭이 큼에 따라 글로벌 주가 대비 싸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주요 경제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이 203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0.3% 감소했고, 전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02.82를 기록, 직전월 대비 0.7% 하락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2월부터 3개월째 하락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주가지수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하반기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투자전략팀장은 전일 보고서에서 “하반기 주식시장은 복원의 연장선으로 판단한다”며 주가지수를 1800~2250포인트로 전망했다. 현재 2000포인트에 다다른 주가지수를 감안할때 단기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하반기 중 연초 수준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원은 “이번 경기침체가 역사상 가장 짧고 굵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시장 회복을 위해 쏟아내는 정책을 견제할 명분이 없기 때문에 민간의 부채를 정부가 끌어안으면서 경기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PB는 “현재의 주가는 실물 경제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아 자칫 과도한 상승처럼 보일 수 있으나, 경기 침체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다는 희망 속에 미래 가치가 조기 반영됐고, 실적이 뒷받침되면 설명될 수 있는 수준이라 기업 실적 회복 속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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