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산 같아도 회사별 수익률 차이...투자자 유의 요망

▲ 유진투자증권 모델이 현재 판매중인 ELS 상품이 특판상품임을 알리고 있다.(제공=유진투자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유진투자증권이 올해로 4번째 주가연계증권(ELS) 특판상품 판매를 진행중인 가운데, 이 회사 상품의 수익률이 고객 입장에서 특별한지 여부를 두고 업계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특별한 관련 규정이 없어 자칫 투자자의 투자판단을 호도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ELS상품 판매가 각 증권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며 각사를 울고 웃기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ELS 판매는 금주에도 계속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도 이번주 올해 4번째 ELS 특판상품을 판매 중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오는 27일 오후 2시까지 판매하는 제349회 ELS는 3년 만기 원금비보장형 상품으로 스탠다드앤푸어스500지수(S&P50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유로스톡스50지수(EUROSTOXX50)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3년만기 스텝다운 구조의 전형적인 지수형 상품으로, 매 4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있다는 점이 장점이며, 추구 수익률은 세전 연 8.1%를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정기적으로 ‘특판’이라는 이름으로 ELS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판’이란 ‘특별판매’의 약자로 고객을 위해 회사의 수익을 줄여서라도 더 우수한 수익률을 제공해 고객의 편익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마케팅 활동이다.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굳이 금융사 뿐 아니더라도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내놓는 소위 ‘미끼상품’과 유사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다만 ‘특판’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때 고객은 일반 상품보다 더 나은 편익을 판매 회사가 제시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유진투자증권이 내놓는 ELS 특판에 대해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한 대형증권사 장외파생팀장은 “유진이 내놓고 있는 상품은 업계에선 아주 평이하고 전형적인 상품인데 왜 ‘특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구조와 수익률을 제시하는 업계의 트랜드를 추적하지 못하는 고객에게 혼동을 줄 소지가 없는지 모르겠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가령 미래에셋대우가 금주에 판매중인 ELS 10종 중에 유진투자증권이 ‘특판’을 내걸고 판매중인 제349회 ELS와 같은 기초자산을 가진 상품은 3개로, 각각의 수익률은 10.00%, 9.80%, 9.50%가 제시되고 있지만 ‘특판’이라는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파생상품팀장은 “특판이라는 말을 붙이는 건 각 사 재량의 문제라 문제삼고 싶지 않지만, 보통 경쟁사 대비 같은 구조에서 더 나은 수익률을 제시할 경우 사용하는게 일반적이라 고객의 착각을 불러일으킬 소지는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형사는 자체헤지를 할 경우 더 높은 상품 수익률 제시가 가능하고, 백투백헤지를 위해 기성 쿠폰을 시장에서 사오더라도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협상능력이 좋기 때문에 중견사 입장에서 저 수익률이 경쟁력있는 수치라고 주장한다면 할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품을 내놓은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ELS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가운데 ‘특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상품은 기존 상품대비 100bp(1%) 정도 더 높은 수익률을 회사 수익을 줄여가면서 제시하는 것”이라며 “업계에서 출시되는 상품을 지속 모니터링 한 결과 이 수익률이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한 중형사 파생상품팀장은 “대형사 장외파생팀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좀더 경쟁력있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건 맞지만, 중견사인 유진이 현재 내놓은 상품은 굳이 ‘특판’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큼 특별한 수익률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어차피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상품을 찾아갈 것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하지만 백화점에 미끼 상품을 사러 갔다가 본인이 원하던 상품이 아니면 실망해 고객 신뢰가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김규환 금융상품실장은 현재 판매중인 상품에 대해 “이번에 공모하는 유진투자증권의 네번째 특판 상품은 3년 동안 9차례나 제공되는 상환기회에도 불구하고 세전 연 8.1%의 높은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빠른 조기상환과 수익성을 꼼꼼히 따지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전했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고객이 스마트해졌기 때문에 정보격차가 예전처럼 크지 않아 회사의 일방적인 주장을 따라가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다만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상품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확인을 통해 자기에게 잘 맞는 상품을 찾기 위한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자칫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을 크게 치를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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