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반등 한계 다다라…투자 신중해야

▲ 두달 반 만에 다시 종가기준 2000선 탈환에 성공한 코스피(제공=한국거래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에 안착하며 장을 마쳤다. 오래 걸릴 거라는 예상을 깨고 채석달도 안되는 기간에 V자 반등을 이뤘다. 코로나19 사태 해결의 실마리라 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의 진척 소식과 속속 확산되는 봉쇄 해제에 고무된 시장 반응이다. 하지만 고조되는 미중 무역갈등과 수그러들지 않는 확진자 수, 확인되는 경제지표 악화는 지수 상승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코스피지수가 26일 35.18포인트(1.76%) 상승하며 종가기준 2029.78을 기록했다. 지난 3월 6일 종가기준 2040.22를 기록한 이후 급락했던 코스피가 3월 19일 장중 1439.43을 기록한 후 다시 5월 26일 종가 기준 2000선을 뚫을 때까지 81일이 걸렸다. 거래일 수 기준으론 53거래일 만이다.

전일 미국 시장이 한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메모리얼 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주요 유럽 증시는 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로 봉쇄조치 완화 조짐이 확산되자 경제 활력이 살아날 거라는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독일 DAX 지수 2.87%, 프랑스 CAC 40 지수 2.15%, 유로 Stoxx 50이 2.27% 상승 마감했다. 최근 상승세는 특별한 호재가 없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척 소식이 그대로 시장 분위기에 반영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 기업들이 백신 개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의 바이오기업 노바백스가 전날 사람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1단계 임상시험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다만, 확산되는 미중 갈등은 여전히 증시에 부담으로 남아있다.

특히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4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 금융 중심지로서 홍콩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며 중국을 압박해 대립이 첨예화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 2003년과 데자뷰 현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김경환 중국전략담당 애널리스트는 26일 보고서에서 “2003년 1·4분기 사스(SARS)가 홍콩을 강타한 가운데 당시 동젠화 행정장관이 홍콩 기본법 23조에 근거해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고, 입법회를 장악한 친중파를 믿고 법안 통과를 자신했지만, 7월 1일(홍콩 반환 기념일) 50만명의 반대 시위와 재야단체(민간인권전선)의 입법부 포위 경고에 백기를 들고 포기했었다”며, “현재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을 강타한 가운데 2020년 9월로 예정 된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 친중파의 승리와 법안 상정을 기대하기 어려워 전인대가 홍콩 입법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을 상정한 것은 똑같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대중 공세가 금융, 산업, 기업으로 다각화하고 있고 중국은 이에 맞서 홍콩의 국보법 카드로 정치 이슈는 공세적으로, 무역합의와 산업 이슈는 방어적인 대응을 선택함으로써 홍콩증시와 환율이 미중 분쟁의 전장이 됐다”고 분석했다.

전일 문재인 대통령이 재정역량을 총동원해 3차 추경을 다음달까지 국회에서 처리해 줄것을 당부한 것도 코스피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24조원대 추경예산이 편성된 상황이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경제 전시상황’임을 언급하며 3차 추경안에 대해 1,2차를 뛰어넘는 규모까지 논하자 그를 기준으로 ‘슈퍼 추경안’이 대두되는 분이기에 시장이 안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투자증권에서 주식투자전략을 담당하는 허재환 전략가는 “코로나10 위기 이후 주요국들의 부채 부담이 이전보다 훨씬 커진 반면, 양적완화(QE)를 비롯한 통화정책과 전시를 방불케 하는 재정정책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인플레보다 디플레에 가까운 환경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사상 초유의 정책과 유동성이 자산의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을 개선시켜줘 의외의 자산가격 버블 형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장세는 코로나19 수혜주들이 시장을 주도하자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쉬고 있던 다른 테마주들이 바톤을 이어받아 시장을 이끄는 형세다. 최근 카카오가 현대차 등을 제치고 시가총액 순위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26일 27만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장중 한때 27만9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의 반등에는 삼성SDI와 LG화학 등 2차전지 관련주가 동참했다. 삼성SDI가 11.49% 상승한 38만8000원, LG화학이 6.29% 상승한 414000원을 기록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이슈에 따른 수혜를 이어갔다.

다만 지수가 2000을 넘어서자 매수 주체가 연일 바뀌며 치열한 수싸움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이틀연속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이 26일에는 91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는 동안 3일연속 순매수를 보였던 개인은 4807억원 팔자로 돌아섰고, 이틀 연속 매도세를 보인 기관은 이틀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며 “지수가 코로나19 패닉 상황에서 반등하며 실물경제를 반영한지 이미 오래고 향후 시장 전망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개인들은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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