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통치해도 1인 독재 안돼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세종대왕이 통치를 한다고 해도 1인 독재 체제인 조선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안 대표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 구성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만들려는 전략적 차원의 발언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권위주의적 발상이고 오만함을 보여준 발언”이라면서 비판했다.

안 대표는 “모든 상임위를 여당이 지배하겠다는 것은 행정부 견제라는 입법부 본연의 역할과 거리가 먼 생각일 뿐 아니라, 87년 민주화 체제 성과로 만들어진 제도와 관행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은 자신들이 독점적으로 통치하는 게 개혁이고 역사의 진보라고 착각할지 모르겠으나 세상에 착한 독재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종대왕이 통치해도 조선시대로 돌아갈 순 없다”면서 “일하는 국회는 야당을 정치적 동반자 및 대화와 타협의 상대로 인정할 때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서초구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관행을 근거로 근본적으로 잘못된 국회를 다시 만들려는 야당의 주장과 논리, 행태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며 “상임위를 몇 개 먹느냐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면서 미래통합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사위가 상원 노릇을 하는 폐단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협상에서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중 11개, 미래통합당은 7개를 가져가기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승자독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13대 이후 지금까지 여야 간 의석 비(比)에 따라 상임위원장 수를 서로 나눠 갖는 게 관행화됐는데, 12대까지 대한민국 국회는 다수 지배 국회였다”면서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대 국회는 전두환 정권 시절이면서 삼권분립이 무색했던 시기의 국회다.

이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국회를 없애라고 하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헌법상 삼권분립과 국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원을 구성해야지, 힘으로 밀어붙여서 하려면 하라고 해라. 헌정파괴 일당독재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이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가져야 국정운영이 원활해진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그건 자기들이 원활한 거지, 나라가 원활한 게 아니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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