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집단지성 통해 뉴 노멀 투자법 제시

▲ 유안타증권이 내놓은 '슬기로운 인간생활'과 대신증권이 내놓은 '포스트 코로나19'(사진=장석진 기자)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증권사들은 매년 11월말경부터 새해 거시경제 전망과 이에 따른 주요 섹터전망, 관련 유망주 등을 분석해 하우스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알리는 작업을 한다. 다만 올해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전년 말 제시했던 견해(View)가 이미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다. 이에 증권사들이 연이어 달라진 투자 환경에 맞춘 시장 독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명동에 사이좋게 이웃한 대신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금주 약속이나 한 듯이 각각 코로나19시대 투자지침서를 내놨다. 본래 전년 말 내놓은 새해 시장 전망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때 각 섹터별로 조금씩 수정 전망을 내놓긴 하지만 올해는 기존 전망이 아예 무용지물이 되자 판 자체를 갈아엎었다.

25일 대신증권은 ‘포스트(POST) 코로나19’ 라는 제하의 단행본 시리즈 3권을 내놨다. 대신증권은 3개의 테마를 분책 형태로 내놔 관심가는 내용을 골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서설에 해당하는 1권(새로운 변화, New Challenge)에선 수정이 불가피한 매크로 전망을 개관했다. 경제 전체는 V자형 반등이 아닌 U자형 반등이 될 것으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거쳐 내년과 내후년에 정상화 과정을 겪으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 등 자산시장은 각종 정책 효과와 예상을 뛰어넘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이어져 자산 인플레이션 국면에 돌입하되 그 수혜는 차별적인 모템텀과 IT비중이 높은 코스피에 주목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저금리는 이어질 것이나 유가는 코로나 이전으로의 회귀는 어렵고, 호황을 이어가던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도 단기 실적 감소와, 투자수요 변화로 변곡점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1권에서 제시한 수혜주는 한화솔루션, LG화학이다.

2권(제조업의 본국회귀, Reshoring)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기업의 공급망과 그 전략변화에 대해 분석했다. 지역간 이동 봉쇄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글로벌 공급망(GVC, Global Value Chain) 자체가 훼손됐을 뿐 아니라 해외 직접 투자 감소, 제조업의 본국 회귀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과 자동화 수요 증가가 경제블록화를 불러온다는 시각이다.

의류, 신발 등의 제조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가고, 수요 감소로 설비투자가 감소하며, 리쇼어링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4차산업혁명이 부각된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또 미국과 중국의 리쇼어링 정책에 부응한 행보를 보이며 IT기업들이 메모리는 중국에서, 비메모리는 미국에서, 후공정은 생산지역 다각화를 시도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자동차 제조사들은 스마트팩토리 등 공장 시스템 자동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지만 초기 자동화 과정의 품질 문제를 막기 위해 기술이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임을 시사했다. 2권에서 제시한 수혜주는 화승엔터프라이즈, 한세실업, 영원무역, 삼성전자다.

마지막 3권에선 코로나19로 바뀐 삶의 방식을 트라우마(Trauma), 홈(Home), 원격(Remote), 럭셔리(Luxury) 등 4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우울증과 격리로 인한 반발 소비와, 가정 삶의 변화, 원격 교육, 치료, 근무 등에 따른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조망했다. 수혜주는 CJ CGV, 노바렉스, 스튜디오드래곤, CJ대한통운, 한진, 지어소프트, 풀무원, 삼성전기, 삼성화재, 키움증권, NAVER, 더존비즈온, LG생활건강이다.

26일, 유안타증권은 ‘슬기로운 인간생활(부제: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준비한다)’ 라는 타이틀로 단행본을 내놨다. 레트로 스타일의 삽화와 한권의 미래학 서적과 같은 완성도가 특징이다.

대신증권의 전망이 매크로 분석에 이어 주제별 분권을 통해 골라보는 재미를 주는 두괄식 전개라면, 유안타증권의 전망은 하나의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결론에 이르는 미괄식 전개에 가깝다.

1편 ‘언택트사회’ 에선 우리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현재 모습과 그 연장선상의 미래를 제시하고, 2편 ‘사회·경제 인프라의 변화’ 파트에서는 언택트 사회 확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와 수혜주를 찾아나섰다. 3편 ‘산업의 변화, 시장의 변화’ 에서는 고용확대와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기차, 배터리 산업, 공공보건의료 등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마지막 4편에선 이런 전망에 따른 수혜기업 32개를 일목 요연하게 정리했다.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코로나19 시대의 수혜기업은 NAVER, Alphabet, SK텔레콤, Defiance Next Gen Connectivity ETF, LG화학, Tesla Inc,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스튜디오드래곤, Netflix Inc, 삼성전자, Broadcom, 한샘, Home Depot, POSCO, Baoshan Iron and steel Co.,Ltd, Uber Technology,Inc, 키움증권, Charles Schwab, 이마트, Walmart, 삼성SDS, Siemens, CJ제일제당, PepsiCo, NHN한국사이버결제, KG이니시스, 우정바이오, Getinge AB 등이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이 코로나19사태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변화와 발전은 언제나 그랬듯이 장기적으로 인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시간을 쪼개 쓰느라 머리를 맞대기 어려운 애널리스트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이뤄낸 노작의 결정체에 박수를 보낸다”며 “두 회사가 풀어낸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핵심 내용은 다르지 않아서 두 회사 모두의 추천을 받은 종목을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전략을 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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