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미국·싱가포르 연결 글로벌 웹 좌담회

▲ 한화자산운용 글로벌 웨 좌담회를 위해 웹상에 모인 각국 대표들<사진=한화자산운용 웹 좌담회 온라인 캡처>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비대면(Contactless) 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글로벌 전망이 나왔다.

한화자산운용은 29일 오전, 한국 본사가 중국, 미국, 싱가포르 해외법인을 라이브 생방송으로 연결해 진행한 글로벌 웹 좌담회를 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언택트 트렌드 변화’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 각국 대표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싹을 틔우던 비대면 산업들이 코로나19 종료 후에도 되돌아가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의 영향을 받아 발전의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S와 톰슨로이터를 거치며 핀테크와 AI 전략투자 스타트업 발굴 업무를 해온 앤드류 한 PS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소프트뱅크와 칼라일 출신의 성정우 미주법인장, 퍼시픽뮤추얼펀드 CEO출신인 알란탄 싱가포르PM, 다이와증권 출신으로 중국투자를 담당하는 차덕영 중국법인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국의 코로나19 현황에 따른 산업과 라이프스타일 변화, 투자 관점에서의 미래상에 대한 국가별 양상과 정책적 변화, 산업 트랜드를 생생하게 전했다.

먼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각국 대표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방향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되더라도 과거로의 회귀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촉발된 디지털화(Digital Transformation)는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시작된 변화로,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전파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었지만 이번 사태로 비자발적 경험을 하게 되면서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성정우 미주법인장은 “이미 주요기업들이 재택근무가 자리를 잡았고 그 효용성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생겼다”며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인스타카트(Instacart)나 아마존프레쉬(Amazon Fresh)의 편리함과 넷플릭스(Netflix)나 온라인 게임의 재미에 맛들인 사용자들이 이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에 뒤쳐진 기업들이 발전의 속도를 더하고, 벨류체인(Value Chain)에 있는 기업들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덕영 중국법인장은 “중국은 아날로그 시대의 산업화를 건너뛰고 디지털 세계로 바로 이전된 경험을 통해 그 어느 국가보다 디지털화에 대한 호응이 높은 국가” 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중국에는 식당에 가면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로봇이 음식을 서빙하며, 자판기로 생과일주스를 뽑아먹기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활성화로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심리적 저항이 사라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과 달리 소규모 병원에 의한 1차 진료시스템이 약하기 때문에 종합병원 의존도가 높은데 이번 사태를 겪으며 온라인 헬스케어 시장이 위력을 발휘해 취약한 의료 인프라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 법인장은 중국이 가진 지리적 방대함과 거대한 인구로 인한 빅데이터의 힘이 중국 AI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중국엔 일반 전화기가 뭔지 모르고 휴대폰부터 쓰기 시작한 사람이 많을 정도로 휴대폰 보급률이 세계 정상권이고, 이로 인해 빅데이터가 쌓여 공유경제와 인공지능(AI)산업을 위한 좋은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매우 적극적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지방정부가 특수목적채를 발행해 신 인프라에 적극 투자를 유도하거나 중국 증시 특징 중 하나인 ‘창업판’을 통해 스타트업들의 투자 회수(Exit)가 용이하게 만들어 둔 점 등이 이런 변화를 가속화한다고 설명했다.

알란 탄 싱가포르법인장은 “미국, 중국이 비대면 경제 발전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것과 달리 도시국가로서의 작은 규모, 높은 교육열과 더불어 영어와 중국어가 동시에 가능한 인력, 비자발급 용이 등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정부의 노력 등이 더해져 집약적 물류, 공유경제, 자율주행, 블록체인 사업 등을 위한 시험대(Testbed)로서의 허브가 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예로 “알리바바 계열의 ‘라자다’라는 식품기업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식료품점에만 납품했지만, 현재는 신선식품 공급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까지 확장해 라자다의 식품을 파는 ‘리즈몰’이 아시아 대표 식표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로 그는 “싱가포르 정부가 이커머스 시스템 구축을 위해 90% 이상의 비용을 지원하고, 비접촉 경제 분야의 새로운 인자리와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제정에 나서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국내 벤처캐피탈 해외법인장은 “한국이 IT에 강점이 있는 국가로서 지금의 변화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 기회를 잡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은 필수적”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리쇼어링 이슈 등 국가간 패권 경쟁 속에서 외교적인 노력과 정책적인 전략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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