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간접 NH프라임리츠 관심 밖… 이지스 “우린 달라!”

▲ 내달 상장 예정인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투자하는 서울 태평로 빌딩(사진=이지스자산운용)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전년 12월 5일 상장 당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NH프라임리츠가 현재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며 여타 상장리츠 대비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재간접리츠가 가진 태생적 한계와 구조적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NH프라임리츠가 상장 반년이 지난 현재 공모가인 5000원을 밑돌며 2200까지 치고 올라온 주가지수를 무색케 하고 있다. 코로나19사태 여파로 부동산 공실 우려가 커지며 주요 리츠가 폭락했다가 반등을 거듭했지만 NH프라임리츠는 여전히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 증권사 부동산 담당 애널들도 리츠 추천종목에 NH프라임리츠를 거론하길 꺼리고 있다.

NH프라임리츠는 당초 서울스퀘어, 강남N타워, 삼성물산 서초사옥, 삼성SDS타워 등 핵심 우량자산에 투자한다는 것을 내세워 상장 전 적극적인 IR활동을 폈다. 투자자산의 안정적인 운용이 리츠투자의 핵심임을 내세워 소액으로 국내 대표 대기업 건물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마케팅이 주효해 상장 당일 상한가인 6500원까지 치솟았었다.

증권사 부동산담당 A애널리스트는 NH프라임리츠가 태생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년 말 상장 당시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전이라 재간접리츠가 편입할 수 있는 수익증권 지분 한도가 10%여서 편입 자산이라고 자랑한 건물들에 온전한 지배력을 같기가 어려워 운용상 협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다른 펀드나 리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주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맞지만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되는 과정에서 운용상 집중력과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지난 4월 개정되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추후 상장하는 재간접리츠는 이런 고민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A 애널리스트는 “NH프라임리츠는 보유한 펀드나 리츠에 대한 지분율이 10% 미만이라 목소리를 내기 어렵지만, 내달 상장하는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경우 서울 핵심 권역인 CBD에 위치한 연면적 1만평 이상의 프라임 오피스를 온전히 소유할 수 있게 돼 예상 목표수익률도 1%가량 높게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시장의 문제제기가 나오자 NH농협리츠운용 서철수 대표는 지난 4월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투자자산 편입을 통해 해당 NH프라임리츠의 규모 확대와 수익률 제고를 언급했다. 그는 해외 물건에 대한 유상증자 계획을 가지고 추가자산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가 NH프라임리츠에 투자할 적기임을 강조했다.

NH프라임리츠운용 담당자도 이와 같은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연내에 유상증자, 또는 차입 등의 방식으로 추가적인 자산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NH프라임리츠를 장내에서 매수한 한 투자자는 “전년 말 증권사 IR설명회에서 이 상품을 접하고 단순한 하나의 부동산이 아닌 지속 성장하는 리츠라고 판단해 매수했는데, 이 종목을 사는 대신 다른 리츠를 샀으면 벌써 매수가를 회복하고 배당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며 기회비용을 상실한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재간접 리츠의 구조상 당시 자본시장법의 한계로 상품 구성의 한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다른 리츠를 선택했을 텐데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주식으로서의 수급 문제다. 한 증권사 부동산담당 B애널리스트는 “리포트에 롯데리츠나 신한알파리츠는 추천이 올라오면서도 NH프라임리츠는 제외되는 이유는 자본이익(Capital Gain)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리포트를 쓰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공모펀드가 살 수 없는 재간접리츠를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있다며 사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의 증자 의지 등을 보다 면밀히 봐야 하겠지만, 이미 시장에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는 다른 리츠가 있는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추가 증자나 론을 일으켜야 하는 리츠를 추천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추가 성장성과는 상관없이 배당 수익만으로 만족할 투자자가 있다면 매수하는 것은 말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NH프라임리츠에 투자한 또 다른 투자자는 “롯데리츠나 신한알파리츠는 펀드나 ETF 등에 편입돼서 그런지 일거래량이 적게는 수십만주, 많게는 백만주가 넘어가기도 하는데 NH프라임리츠는 개인들끼리만 치고받아 그런지 거래량 10만주 넘는 날 구경하기가 어렵다”며 “어느 세월에 증자를 해서 글로벌 자산을 편입하겠다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NH프라임리츠 상장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안타까운 결과가 됐지만 당시에는 우량 실물자산에 투자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마케팅포인트로 잡아 청약 흥행도 좋았었던 상품”이라며 “NH리츠운용 측에서 지속적으로 우량 자산을 편입시켜 나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리츠도 상장된 이상 결국엔 하나의 주식이고, 수급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과거 다른 상장 부동산펀드 등의 사례에서 보면 내재가치 대비 괴리율이 큰 구간이 장기화됐던 경험이 있고, 구조적인 개선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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