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델 교수는 지난 7일 외교부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코로나 19와 대응에서 성과를 거둔 이유로 한국 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주목했다고 한다. 주변국들과 비교해 한국이 성공적인 방역 성과를 거둔 이유 중 하나는 넓은 의미의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결속력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강력한 공동체 의식, 고통 분담의 정신, 공공선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결속력이 세계 각국의 코로나 19 대응과 그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국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정의했다.
'착한 임대인', '착한 선결제' 등 코로나 19로 힘든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한국 시민사회의 운동이 정치철학자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진 모양이다.
미국과 여러 유럽 국가에서도 기부와 같은 자선 활동이 있지만, 코로나 19 와중에 이 같은 시민사회 운동은 의미 있는 행동으로 평가했다. 정부마저도 할 수 없는 일을 시민 공동체가 해냈다는 점에서 우리 의식의 깊이를 살핀 것이다.
센델 교수는 지난 1980년부터 하버드 대학에서 '정의'(Justice)란 주제의 정치철학을 학생들과 논의하는 정치철학자라는 점에서 우리식 공동체 의식이 세계의 모델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고 본다. 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는 미국에서 10만 부 정도 팔렸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 100만 부 이상이 팔린 바 있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바라는 ‘정의’에 대한 목마름으로 읽힌 철학 서적인 만큼 그가 내린 한국 시민사회의 공동체 의식의 정의를 다시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센델 교수가 정의로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으로 행복, 자유, 미덕을 꼽았다. 정의가 사회 구성원의 행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혹은 사회 구성원 각각의 자유로움을 보장할 수 있는지, 아니면 사회에 좋은 영향으로 끼쳐야 하는지를 판단지표로 봤다. 여기에 시민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들었다.
사회 안전망의 최후 보루 역할을 시민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어쩌면 정의를 평생의 화두로 여겨온 노 교수에게는 책 속의 현장이 바로 한국의 코로나 19 대응에서 찾았을 수도 있다.
포스트 코로나는 우리의 의식과 사고 체계를 송두리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의 공동체가 어떤 의식체계를 쌓아 가야 하는지 되묻는 지적을 할 수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는 우리식 공동체 철학을 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품앗이와 계와 같은 한국 사회의 공동체 근간이 시민사회 운동으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 운동이 좀 더 진일보하는 모습으로 거듭나야 할 대목이다.
정의롭지 못한 시민사회 운동은 공동체의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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