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란 독서 열풍을 몰고 왔던 책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가 한국의 공동체 의식을 이례적으로 치켜세웠다.

지난 1월 20일 기점으로 세계적인 유행병이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와중에 한국의 방역 성과를 샌델 교수는 한국의 공동체 의식에서 찾았다. 어려울 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주목한 것이다.


센델 교수는 지난 7일 외교부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코로나 19와 대응에서 성과를 거둔 이유로 한국 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주목했다고 한다. 주변국들과 비교해 한국이 성공적인 방역 성과를 거둔 이유 중 하나는 넓은 의미의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결속력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강력한 공동체 의식, 고통 분담의 정신, 공공선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결속력이 세계 각국의 코로나 19 대응과 그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국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정의했다.

'착한 임대인', '착한 선결제' 등 코로나 19로 힘든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한국 시민사회의 운동이 정치철학자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진 모양이다.

미국과 여러 유럽 국가에서도 기부와 같은 자선 활동이 있지만, 코로나 19 와중에 이 같은 시민사회 운동은 의미 있는 행동으로 평가했다. 정부마저도 할 수 없는 일을 시민 공동체가 해냈다는 점에서 우리 의식의 깊이를 살핀 것이다.

센델 교수는 지난 1980년부터 하버드 대학에서 '정의'(Justice)란 주제의 정치철학을 학생들과 논의하는 정치철학자라는 점에서 우리식 공동체 의식이 세계의 모델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고 본다. 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는 미국에서 10만 부 정도 팔렸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 100만 부 이상이 팔린 바 있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바라는 ‘정의’에 대한 목마름으로 읽힌 철학 서적인 만큼 그가 내린 한국 시민사회의 공동체 의식의 정의를 다시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센델 교수가 정의로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으로 행복, 자유, 미덕을 꼽았다. 정의가 사회 구성원의 행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혹은 사회 구성원 각각의 자유로움을 보장할 수 있는지, 아니면 사회에 좋은 영향으로 끼쳐야 하는지를 판단지표로 봤다. 여기에 시민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들었다.

사회 안전망의 최후 보루 역할을 시민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어쩌면 정의를 평생의 화두로 여겨온 노 교수에게는 책 속의 현장이 바로 한국의 코로나 19 대응에서 찾았을 수도 있다.


포스트 코로나는 우리의 의식과 사고 체계를 송두리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의 공동체가 어떤 의식체계를 쌓아 가야 하는지 되묻는 지적을 할 수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는 우리식 공동체 철학을 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품앗이와 계와 같은 한국 사회의 공동체 근간이 시민사회 운동으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 운동이 좀 더 진일보하는 모습으로 거듭나야 할 대목이다.

정의롭지 못한 시민사회 운동은 공동체의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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