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HDC현산...본질가치 이외에 큰 그림 살펴야

▲ 11일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 결정을 앞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주가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하면서 투자자들은 유동성 장세로 추가 반등 여력이 있는 종목 찾기에 바쁘다. 기업의 실적이나 전망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주가가 오르지 않은 종목들은 본질 가치가 아닌 외생 변수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11일, 넘쳐나는 유동성에 지수가 V자 반등을 이루자 순환매 장세의 수혜를 입지 못한 종목이 무엇인지 투자자들이 찾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세 상승장에서 주로 마지막 순번으로 꼽히는 지주회사 종목들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횡보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삼성물산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A씨는 요즘 궁금증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 지난달 30일 소위 ‘반포대첩’으로 불리우는 반포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대우건설로부터 승리한 소식이 전해지자 A씨는 6월 들어 삼성물산 투자에 나섰다. 은행지주와 함께 SK, LG 등 대기업 계열 지주회사가 모두 상승하는 가운데 신규 수주소식이 더해졌으니 주가가 오르리라는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하지만 10만원에서 횡보하던 주식이 11만원을 넘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유를 알고 싶어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찾아보고 싶었지만 최근 한달간 변변한 리포트를 낸 애널리스트를 찾기도 어려웠다.

A씨는 “다른 이유는 다 차치하더라도 요즘 폭등의 선두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43%나 가진 삼성물산이 그 지분가치만 반영해도 이럴 수는 없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우러 19일 35만2000원을 기록한 이래 11일 장중 한때 77만원까지 상승했다.

당초 5월 초까지만 해도 애널리스트들은 삼성물산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서를 연달아 냈었다.

IBK투자증권 지주회사 담당 김장원 애널은 지난 5월 4일자 보고서에서 삼성물산을 LG와 함께 최선호주로 꼽으며 그 이유로 안정성, 성장성, 주주환원 정책을 꼽았다.

1분기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2배나 오르고, 신반포 재건축 아파트 수주 등 실적의 안정성,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코로나19로 인한 성장성, 2분기 이후 신규 발주, 연초 발표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으로 확대된 배당성향 등을 긍정적 추천의 이유로 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담당 애널은 “지주회사 특성한 사업영역이 단순한 일반 회사보다 주가가 늦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최근 삼성물산에 대해서는 하우스 자체적으로 논하는 것이 금기시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에 따르면 삼성 이재용부회장을 둘러싼 법정 이슈가 지속되고, 예상밖의 검찰 기소 등이 이뤄지면서 향후 재판 결과의 불투명성이 커진 부분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즉 실적이나 주주가치 제고 의지, 자회사 주가의 반등 보다도 오너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증권사 지주사 담당 애널리스트는 “매수할 종목 많은데 굳이 재판 결과에 따라서 합병 자체가 무효가 될 경우 이를 모두 되돌려야 할 지도 모르는 리스크를 안을 필요는 없지 않냐”며 반문했다.

다른 건설사 대비 우량한 실적과 낮은 부채율을 가진 HDC현대산업개발도 한국판 뉴딜로 들썩이는 건설주의 상승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3월 19일 1만2000원을 저점으로 11일 종가 2만1250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단기 급등한 것 처럼 보이지만, 정확히 2년 전인 2018년 6월 12일 장중 7만2228원(수정가격)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를 기록한 걸 생각하면 반등이라 말하기 어렵다. 문제는 아시아나 인수 이슈다.

한 증권사 애널은 “코로나19라는 예상 밖 변수가 생기면서 현재 상황에서 당초 이야기된 조건으로 계약이 이행될 걸로 보기는 어렵게 됐다”며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철회할 수만 있다면 이번 딜에서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은 “채권단이 인수 요구사항을 제시해달라는 요청에 HDC현산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모르겠지만 자칫 이행보증금 소송 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감안해 HDC현산 입장에서도 함부로 입장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항공산업을 HDC현산의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아이디어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획기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채권단이 수용하면 회사나 주가 입장에서도 나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무적 투자자 미래에셋의 자금동원력 이슈는 사실 여부를떠나 이번 딜의 핵심과는 무관해 보인다”며 “만약 FI가 자금력에 문제가 있는데 딜 자체가 매력적이라면 새롭게 손을 잡을 파트너는 많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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