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지정학적 리스크 엄습

▲ 15일 동반 급락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제공=한국거래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한국 증시가 15일 예상 밖 폭락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블랙 먼데이를 연출했다. 실물경제와 주가 사이의 괴리를 설명하지 못하는 가운데 개인 자금의 유동성에만 의지해온 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엄습에 따라 KO펀치를 맞은 상황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전장 대비 코스피시장이 101.48(-4.76%) 하락한 2030.81, 코스닥시장이 52.91(-7.09%) 급락한 693.15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44억원과 7642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만이 1조2402억원 순매수로 맞섰지만 시장의 하락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24억원과 1385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이 이를 받아 2725억원 순매수했다.

장 초반 코스피지수는 -0.84% 하락한 2114.41로 시작해 약보합세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다만 전 거래일 미국 증시가 이전 거래일 폭락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고 미국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태도지수가 양호한 수치를 기록한 것에 힘입어 1%대의 양호한 흐름을 보였기에 시장은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심지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바이러스와의 첫번째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며 15일부터 파리를 포함한 본토 전역을 15일부터 녹색 안전지역으로 지정해 자영업자들의 조업과 학생들의 등교 재개 예상 속에 분위기가 반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영향이 있는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공포 속에 휩싸이며 위기감을 높였다. 미국은 주말 사이 22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여, 미국 남동부와 남서부에 걸친 선벨트(Sun Belt)지역과 애리조나, 텍사스, 플로리다 등이 일평균 확진자수 1000명이 넘는 급증세를 보이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으로 믿었던 중국도 베이징에서 확진자가 재발생해, 지난 12일부터 펑타이구에 전시 상태가 선언되는가 하면, 14일에만 신규 확진자가 49명 발생해 위기감을 키웠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신파디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봉쇄하고 주변지역 위험 등급을 상향조정하는 조치를 취한 상태다.

한국도 주말 사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방문판매업체와 배송업체, 개척교회 등에서 집단 감염사례가 확산되며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대한 확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개인의 사생활 침해 이슈까지 감수하며 추적해온 확진자 관리에 대한 신뢰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감염경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소위 ‘깜깜이 환자’ 비율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리치웨이 관련 누적 확진자가 15일 낮 12시 기준 169명에 이른 가운데 이중 서울과 경기가 142명이나 돼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당초 더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방역이 날씨가 더워지면서 의료진은 지치고 확산세가 급증하면서 공포도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에 지난 13일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대적행동의 행사권을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 한다”며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이 또다른 공포를 낳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남북이 함께 가야할 방향은 명확하다”며 “오랜 단절과 전쟁 위기까지 어렵게 넘어선 지금의 남북관계를 멈춰서는 안된다”며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에 대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15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북한은 실존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고, 판을 바꾸기 위해 전면적으로 돌파해 나가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한편 한국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일본 니케이225보 지수도 전장 대비 774.53(-3.47%) 급락하며 2만1530.95로 마감했다. 지난 4월 1일 851.60(-4.50%) 폭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올 들어 일일 최대 낙폭은 지난 3월 13일 기록한 -6.08%였다.

한 대형증권사 WM센터장은 “현재 주가지수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기업 실적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급만으로 주가 상승을 설명하는데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었다”며 “고질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에 팬데믹 재확산 공포라는 원투펀치에 개인들이 용감히 맞서고 있지만 냉정한 판단일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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