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첫날 침묵 깬 카카오페이증권

▲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회의를 즐기는 임직원들을 소개중인 카카오페이증권 김대홍 대표(사진=장석진 기자)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1일 하반기 문을 여는 첫날, 카카오페이증권이 침묵을 깨고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2월 말 자본시장에 첫발을 뗀 후 4개월만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경직된 한국사회의 투자문화를 바꿔 고객이 금융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나설 것을 분명히 했다.

오전 10시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진행된 카카오페이증권 기자간담회장에는 대표이사인 김대홍 대표가 청바지에 남방 소매를 걷어올린 차림으로 연단에 올라 직접 프리젠테이션에 나섰다.

사내에서 자신이 쓰는 영문명을 제이(JAY)라고 소개한 김대홍 대표는 출범 준비 전부터 지난 4개월의 과정을 가감없이 소개하고 앞으로의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에서 IT부문 전문가로 성장하고, 미국의 온라인증권사 성장을 목도하며 미래에셋대우의 전신인 E미래에셋증권 설립멤버로 참여한 경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대우의 온라인마케팅 총괄로 쌓은 경험을 카카오페이증권에서 꽃피우기 위해 스스로 자원해 면접을 봤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냈다.

입사 후 바로 인가가 나지 않아 애를 태우면서도,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보다 완성도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고 밝혔다. 또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이유를 “지배구조가 단순해 계약체결 등 프로세스상 의사결정이 쉬웠기 때문”이라며, “기관 대상 영업인 홀세일과 기업금융 업무만 하고 리테일부문이 없어 카카오페이증권이 그리고자 하는 그림을 그려 나가는데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향후 전략을 말하면서 김대홍 대표는 시종일관 ‘기존 증권사와의 차별화’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모든 면에서 앞서가는 나라이지만 금융 부문만큼은 부동산과 예적금 일변도의 편향된 모습을 보여왔다”며, “금리가 제로로 향하는 지금 카카오페이증권은 새로운 투자문화 제시를 통해 자본시장으로 향하는 고객들의 관심을 흡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그간 금융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은 기존의 금융회사들이 금융을 재미없는 것으로 느끼게 했기 때문”이라며, “카카오페이증권은 소액으로, 쉽고 재밌게, 생활속에서 금융을 즐길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춰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페이증권의 비전은 “대한민국에 없던 새로운 금융을 만든다” 라고 제시했다.

이러한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증권이 차별화를 두는 3가지도 이날 소개했다.

첫째, 직원간 자유로운 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대표이사를 부를 때도 제이(JAY)라고 부르고 직원이라는 명칭 대신 크루(Crew)라는 명칭을 쓴다. 한배를 탄 같은 선원이라는 뜻이다. 김 대표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영문 이름을 쓰는 장점을 강조했다. 회의시에는 노트북을 필참하고 회의 후 인트라넷으로 공유해 종이 없는(Paperless) 사무환경을 구축했다.

둘째, 직원 각자의 개성을 존중한다는 점이다. 증권사 중 유일하게 판교에 자리잡은 카카오페이증권은 판교라는 특성상 20~30대들이 주축인 만큼 젊은 직원들로 구성돼 있고, 그들의 개성을 통제하지 않는다.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와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테크핀(Tech-Fin)증권사라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기존 증권의 틀과 사고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선도하고 금융이 그 위에 올라타는 모델이라는 점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차별화라는 이름과는 달리 초기 시장엔 안정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먼저 다가갈 것을 분명히 했다.

이상원 COO는 “초기에는 금융문화를 바꾸고 점차 서비스의 폭을 넓혀나갈 계획인 만큼 안정적인 투자로 금융을 처음 접하는 고객에게 긍정적 경험을 갖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홍 대표도 “이날 펀드 라인업에 새로 추가한 채권형펀드 2종도 그런 생각의 결과이고, 기존 판매중인 3개의 펀드들도 주식혼합형이면서 글로벌EMP 상품으로 구성해 ‘분산의 분산’을 통한 안정적 금융 경험을 하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초기 고객은 플랫폼 환경에 익숙한 2030세대가 고객의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펀드투자에 경험이 있는 4050세대가 늘어나며 자연스레 62.1%로 내려왔다”며, “월요일 아침마다 출근하며 이자가 들어왔다는 알림을 받고 출근하는 고객들의 경험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 시작 불과 4개월여 지난 현재 계좌개설은 140만명을 돌파했고, 적립식투자 신청 건수가 42만건을 돌파하는 등 카카오페이증권의 초기 순항이 하반기에 어떻게 진화할 지 관심이 모이는 시점이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