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양보현 기자] 신한카드 고객센터 상담원 A씨는 2년 전만 해도 고객으로부터 이용내역 자료 요청을 받을 때면 마음이 조급했다. 12개월 범위의 데이터를 불러와야 하는 만큼 시간이 한참 소요되어 그 사이 밀려드는 전화가 큰 부담이 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RPA를 도입하면서부터 이런 걱정은 사라졌다. ‘고객 이용내역’ 자료 요청을 전산에 등록만 해두면 RPA가 대신 전송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이 없고 처리 속도도 빠른 24시간 RPA 덕분에 시간외근무 부담도 줄고,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이나 재난지원금 신청기간 등 전화 수요가 급증하는 때에도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해졌다.

신한카드에서 ‘법인 대출 심사’를 담당하는 심사역 B씨의 일상은 예전과 조금 다르다. B씨는 매일 아침 출근해 전날 신규 심사를 신청한 법인 목록을 확인하고 신용평가사로부터 공시정보를 받아 심사를 진행하는데, 각 법인 별로 정보를 조회하고 수집하는 과정이 오래 걸려 심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진이 빠지기 일쑤였다.

RPA를 도입하면서부터 업무 능률이 달라져 요즘은 출근하자마자 RPA가 정리해준 파일 하나만 열면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처리할 수 있는 업무도 많아지고 업무 개선 방안을 고민할 시간도 생겼다.

이처럼 신한카드는 RPA와 애자일 조직 활성화를 통해 일하는 방식과 디지털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카드(사장 임영진)는 RPA가 도입 2년만에 카드 모집・심사・발급 업무부터 대금정산, 오토금융, 영업 지원에 이르기까지 100여 개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되어 연간 약 6만 시간을 절감 중이라고 9일 밝혔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는 로봇이 정형화되고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 수행함으로써 사람은 고부가가치 및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 자동화 솔루션이다.

신한카드의 RPA는 단순반복 업무만 로봇이 분업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과 로봇이 협업을 통해 업무 능력을 극대화하도록 개발한 것이 특징으로, 예컨대 업무시간에 접수된 작업을 RPA가 야간에 처리해두어 사람이 후속 작업을 익일 업무시간에 바로 이어서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는 방식 등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등 급변하는 최근 환경에서 RPA 효과가 커지고 있다. 금융업 특성상 정보 보안을 위해 업무망과 인터넷망이 분리되어 있어 재택근무 체제 구축이 쉽지 않은 상황 하에, 신한카드는 RPA를 활용한 원격근무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비상상황 발생시 직원들이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RPA 원격 운영으로 업무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RPA와 함께 민첩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디지털 DNA를 뿌리내리기 위해 신한카드는 2018년 12월에 디지털 사업을 담당하는 그룹에 애자일 조직을 구축했다.

‘민첩한’이란 뜻의 애자일(Agile)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따라 소규모 팀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경영 방식으로, 신한카드는 연중 과제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직을 재구성할 수 있는 셀(Cell) 조직과 2~3명 규모의 프로젝트 팀(스쿼드)를 통해 약 1년 반 동안 60여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신한카드는 이를 바탕으로 얼굴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신한 ‘페이스 페이(Face Pay)’와 카드 결제할 때마다 자투리 금액을 국내 펀드・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소액 투자 서비스’ 등 금융위원회 주관 혁신금융서비스를 론칭했다. 아울러, 국내 최초로 삼성・LG・아이폰 등 기종에 관계 없이 스마트폰으로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터치결제’, 종합병원이나 스타벅스에서 줄을 서지 않고 앱에서 예약・주문・결제가 가능한 O2O 결제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유태현 디지털First본부장)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스마트한 근무환경과 조직문화를 양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경영 아젠다”라며, “신한카드는 RPA와 애자일 조직 바탕의 전사 혁신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디지털 회사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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