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입국 후 어려움 속 성공…총 5000만원 기부 예정

[일간투데이 엄정애 기자] 외국인 첫 '구로히어로즈' 회원이 탄생했다. 중국 산둥성에 살다가 1999년 한국에 들어온 태발모피 김성학(47·중국 국적) 대표다.

당초 중국에서 모피 관련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던 김 대표는 거래처 사장과의 인연으로 우리나라에 입국, 모피 자재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일을 했다.

입국 후 구로동에 터를 잡았지만 한국말이 서툴러 대중교통 이용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힘들었다. 입국한 지 1년 정도 지난 후에는 의지했던 거래처 사장에게 수천만원 사기도 당했다. 하지만 밤낮없이 일하고 좋은 한국 이웃들을 만나 자리를 잡았다. 모피 유통 사업도 성공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3월 힘든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대한민국과 구로구는 나를 성장시켜준 곳이다. 코로나19로 매출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과 구로구에 사랑을 베풀며 살고 싶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3월 1000만원을 기부한 김대표는 2024년까지 4000만원을 추가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총 5000만원 기부로 7일 구로히어로즈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구는 고액기부자를 발굴·예우하기 위해 2016년부터 구로히어로즈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7년에는 나눔 문화 분위기 확산과 지역단위 복지자원 체계 구축을 위해 구로히어로즈 클럽을 창단했다.

개인은 3000만원 이상, 법인 또는 단체는 5000만원 이상을 일시 또는 기부 약정한 경우 구로히어로즈 회원으로 가입되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새겨진다.

이날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는 2022년까지 3억원 기부를 약속한 이랜드재단(대표이사 정재철)과 이랜드리테일(대표이사 김우섭, 석창현)도 함께 이름이 등재됐다.

이랜드리테일은 구로역 옛 AK플라자 자리에 8월 말 NC백화점 신구로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주변 상권과 상생하는 새로운 도심형 아울렛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많은 고생을 이겨내고 외국인으로 명예의 전당에 처음 이름을 올린 것을 축하드린다"며 "또한 귀한 나눔으로 따뜻한 구로를 만들어 주시는 이랜드 관계자 등 기부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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