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일부 정치인 “조문 안간다”...與 “예의 아니야”

▲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은 관계자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한 가운데 박 시장이 생전 성추행 고소를 당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야당 일부 정치인들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장례를 치를 사안이 아니라면서 조문을 가지 않겠다고 밝힌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예의가 아니다”고 버럭했다.

울산시장 출신 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적으로 깊은 안타까움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장례를 치러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난 성추행 피해의 고통도 모자라 고인의 죽음에 대한 고통까지 고스란히 떠맡게 될 피해자가 심히 우려된다”면서 박 시장을 서울특별시장으로 장례를 치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간 수치심과 공포 속에 홀로 버티다 정말 어려운 결정을 했지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돼 진실은 파묻히게 될 것이라고 한다”면서 피해자를 걱정했다.

미래통합당 조해진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해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방송에서 박 시장이 고향 선배임을 밝힌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처럼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이런 일로 중간에 그만두는 상황이 벌어져 시민들이 굉장히 실망하고 있다”면서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밝혀져야 하는 사안이지만 두 분은 평생 공직자로 살았는데 왜 그런 부분이 관리가 안됐는지 이해가 안된다. 사실로 밝혀진다면 진단과 반성 등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당신’(박 시장 성추행 피해 여성)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피해여성에 대해 두둔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사람의 위계에 저항하지 못하고 희롱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당신이, 치료와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서야 비로소 고소를 결심할 수 있었던 당신이, 벌써부터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털이’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면서 피해여성을 격려했다.

이어 “저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그러나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픕니다.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고 밝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고위공직자 누구라도 개인의 도덕적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언합뉴스

반면 이날 빈소를 찾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친구가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참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기자들이 질문하자 “예의가 아니다”며 “최소한의 가릴 게 있다”고 격노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박 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지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 악의적인 출처 불명의 글이 퍼지고 있어 고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유족들이 더욱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부디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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