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계, 시민단체·서울시 정무부시장 인연 다수
느슨한 정치 연대 'GT계' VS 이합집산 '손학규계' 갈래길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11일 오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절차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돌연 생을 마감하면서 21대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입성한 이른바 박원순계 인사들이 구심점을 잃게 되면서 이들의 향방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달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거치며 이들이 자연스레 다른 계파로 흩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느슨한 연대를 유지한 채 향후 서울시장 보선 등에서 나름의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박원순계는 지난 총선에서 박홍근·남인순·기동민·진성준 의원 등 시민단체 활동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통해 박 전 시장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재선·삼선 의원이 되면서 위상을 높였다. 이에 더해 김원이·민병덕·윤준병·천준호·허영 의원 등 초선들이 대거 당선되며 세가 20명까지 불어났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정치적 처지로 보면 이들은 과거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떠받든 'GT계' 인사들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GT계는 김 전 의장 별세 후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모임을 통해 느슨하지만 하나의 가치 공유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박원순계 다수는 선거 캠프에 몸담았거나 정무 부시장 등 서울시 정무직으로 박 전 시장과 인연을 맺은 만큼 GT계보다는 상대적으로 내부 응집력이 강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이런 면에서 손학규 전 대표의 한나라당과 민주당 탈당 후 각자도생의 길을 걸은 옛 손학규계 인사들처럼 저마다의 정치 행로를 개척해나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내에서는 박원순계가 의원들 상호간의 횡적인 연대보다는 박 전 시장과의 인연을 기반으로 한 방사형 구조였던 만큼 구심점이었던 박 전 시장이 사라진 이상 앞으로 전대와 대선 국면에서 인재영입이 절실한 유력 대선주자들이 이들을 적극 포섭하며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이들이 단일 계파집단으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 전 시장의 궐위로 1년여 앞당겨진 내년 4월 서울시장 보선에서 이들이 집단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