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역대 정부는 국가경제개발계획 등 정부마다 국가발전전략을 추진해왔지만, 코로나 19는 여기에 또 다른 과제를 던졌고 이를 현 정부가 속도감 있게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판 뉴딜은 우리 경제가 추격형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고용·사회안전망도 함께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소위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두 축으로 한 한국판 뉴딜의 설계도를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제시했다.
코로나 19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닥칠 유무형의 바이러스형 재난에 신속 대응할 수 없다는 난제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로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중국은 진원지이고 확산지 였지만 가용 가능한 모든 디지털 수단을 동원해 이를 조기에 추적, 차단, 치료를 해오고 있다. 우리 또한 누구 탓을 하지 않고 무차별 검사와 방역수칙 준수를 통해 통제 가능 범위를 지키느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밝힌 한국판 뉴딜은 바로 그 코로나 19가 낳은 대량 실업, 비대면, 사회적 격리, 원격의료, 원격진료, 원격교육, 친환경, 자연보호 등 숱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 대책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코로나 19는 기후 변화에 따른 바이러스의 변종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바로 그 바이러스가 파생시킨 국가적 재난 유형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소외되고 퇴출당한 고용 안전망도 놓지 않았다. 전 국민 대상 고용 안전망 단계적 확대와 오는 2022년까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그리고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 시범 도입 추진 등을 약속했다.
다만 민간부문 투자 부분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세금으로 이를 투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민간이 쌓아놓은 수백조 원의 현금성 자산을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의 대전환을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면 국비와 지방비는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만난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도 기업은 돈 되는 일이 있다면 지옥이라도 가서 사업을 한다면서 정부가 기업들의 기를 살리면 못할 사업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기업들에 뭘 도와줬으면 좋을지를 끊임없이 물어보고 살펴야 할 이유이다.
또 한 가지. 이번 한국판 뉴딜에서 농업, 어업, 산림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산림은 우리 국토의 67%에 해당하면서도 농업과 어업보다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고 있다. 우리가 금수강산을 통해 무형의 가치인 맑은 공기와 맑은 물을 함께 하고 있는데도 산림을 자원화하는 정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나무는 농업과 어업처럼 단타 산업이 아니다. 한 그루 나무가 자라나는 과정은 때론 수천 년이 걸린다. 수많은 전란과 화재로 국토가 때론 민둥산으로 폐허로 질곡의 수난사를 겪어오면서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금수강산으로 변모시킨 건 산림인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가꾼 모습이다. 농어 산촌도 디지털 못지않게 국가 제일 전략으로 삼아야 할 한국판 뉴딜이기를 바란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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