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와 물은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조건이다. 숨 쉬고 마시는 공기와 물이 탁하고 부패했을 때 질병은 항상 함께 동반해왔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바이러스 공포감이 짓누르는 시점에 수도권 곳곳 수돗물에서 꿈틀거리는 유충이 발견되고 있는 점은 뭔가 나사 빠진 물관리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에도 인천지역에서 녹물 수돗물 사태를 겪은 바 있지만, 이번에는 인천 부평 파주에 이어 서울까지 같은 상황이 동시다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5년 1월 5일 먹는 물에 대한 수질 관리 및 위생 관리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한 이후 먹는 물에 대한 수질 및 위생 관리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이번처럼 같은 유형은 처음으로 보인다.
이런 기준이라면 정수장과 배수지를 거쳐 각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에는 정상적인 물이 공급돼야 한다.
유충과 관련한 인천지역 민원 신고 건수가 지난 9일부터 전날인 18일(오후 6시 기준)까지 총 580건으로 이 중 현장 조사를 벌여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실제 발견된 것은 149건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파주와 서울 등지에서 실제 발견된 것까지를 포함하면 수돗물 관리에 경고음이 울린 셈이다. 서울 중구 가정집 수돗물에서 발견한 유충이 1㎝ 정도 길이에 머리카락 굵기의 붉은 벌레로 물속에서 실지렁이처럼 꿈틀거린다는 신고도 인천과 파주에서 신고된 사례와 같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폐쇄형 오존 처리를 하는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갖춘 부평정수장에서도 유충 추정물체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정밀한 원인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굳이 전문가들의 지적이 아니라도 각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유충과 붉은 벌레가 발견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물관리에 방심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코로나 19는 공기 중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얼마나 치명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듯이 물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공기도 물도 생존의 기본 요소라는 점에서 국민의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하루빨리 해소될 수 있도록 원인 규명이 먼저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 19로 놀란 가슴 수돗물 유충으로 더 이상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최종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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