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김정은, '최대비상체제' 방역체계 전환"
경찰·탈북민들, "김모 씨, 3년 전 탈북·개성 고향 유력"

▲ 북한은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직접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토록 지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개성을 통해 월북한 데 따라 조치를 취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탈북민)가 3년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며 "불법 귀향자의 상기도 분비물과 혈액에 대한 여러 차례의 해당한 검사를 진행했다. 악성비루스 감염자로 의진할 수 있는 석연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를 철저히 격리시키고 지난 5일간 개성시에서 그와 접촉한 모든 대상들과 개성시 경유자들을 철저히 조사장악하고 검진·격리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개성시에 치명적이며 파괴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조성된 것과 관련해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했다"며 "김 위원장은 관련 보고가 올라온 직후인 지난 24일 오후 중에 개성시를 완전 봉쇄했고 구역·지역별로 격폐시키는 '선제적인 대책'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며 특급경보를 발령할 데 대한 당중앙의 결심을 천명하시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회의에서는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는 것에 대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가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특히 "월남 도주사건이 발생한 해당 지역 전연부대의 허술한 전선경계근무실태를 엄중히 지적하고 당중앙군사위원회가 사건발생에 책임이 있는 부대에 대한 집중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엄중한 처벌을 적용하며 해당한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방역을 앞세워 전 주민에 대한 통제와 감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6개월간 전국적으로 각 방면에서의 강력한 방어적 방역대책들을 강구하고 모든 통로들을 격폐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내에 악성비루스가 유입되였다고 볼 수 있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보다 강력한 비상방역체계를 주문했다.

아울러 "모두가 비상사태에 직면한 현실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비상방역지휘부의 지휘에 하나와 같이 절대복종하고 움직이는 질서를 유지하며 각급 당조직들이 자기의 기능과 역할을 완벽하게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들과 함께 중앙비상방역지휘부 성원들이 방청으로 참석했다. 또 내각과 성 및 중앙기관 당 및 행정책임간부들, 각 도당위원회 집행위원들, 도급 기관 간부들은 지역 화상회의실을 통해 방청으로 참가했다. 

한편 우리 군 당국 관계자는 이날 "현재 군은 북한의 공개 보도와 관련해 일부 인원을 특정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김포경찰서와 탈북민들의 전언 등을 종합해보면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 밝힌 탈북민은 경기 김포에 거주하는 김모 씨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1996년생 남성으로 개성에서 중학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시점은 지난 2017년이다. 당시 수영으로 도강해 강화도를 통해 남측으로 내려왔으며 이번에도 지상보다는 해상으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이럴 경우 경기도 김포·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 등으로 월북 경로가 한정되며 실제 김씨가 월북 전 이들 지역을 사전 답사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 김포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내온 탈북민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당시 강간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주변 탈북민의 자금 3000만원을 빌려 챙겨서 월북했다는 증언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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