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蘭 이오례

▲ 사진=이상영 이오례 시인
뜨건 햇볕이 쉴 새 없이 내려오면
방석만 한 그늘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꽃송이가 다양하게 제조된
보자기보다 더 폭 좁은 작은 접이 양산
얼굴만 겨우 햇볕을 차단해 주지만
여름 내내 무료로 사용하는 데는
이만한 꽃그늘도 없다

좌우로 빙빙 원을 돌리며
더위를 측정하는 그림자
불볕에 노출된 꽃송이가 더위에 예민해져
시들시들 기운이 없다
폈다 접었다 서로 조율하지 못하고
폭염에 과부하가 걸렸는지
서로 맞댄 등살이 열 받은 것이다
지친 충돌로 틀어지고 삐진 연인처럼...

성성했던 꽃무늬는 여름 중간쯤에서
꽃송이를 반씩 접으며
더는 그늘을 내지 못했다.


■(木蘭)이오례 시인

△장안대학 문창과 졸업. 계간 '시마을' 시 등단(2004)
△한국문인협회 문인복지위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여성문학인회 회원
△광명문인협회 회장 역임(현)상임고문
△목란문학회 명예회장. 사랑방시낭송회운영위원장
△월간 '문학세계' 편집위원. 사랑방시낭송회운영위원장
△계간 '문학에스프리' 운영회 부회장

△시집 : '그대라는 그리운 섬 하나' '날개달린 벽'
'익숙한 슬픔' 외 사화집 다수
△수상 : 괴테문학상. 광명예술대상. 현대문학사조 문학대상
한국예총경기도연합회 공로상 외 다수
△창작시 가곡 발표 : '가오리연' '추억의 터' 외 다수
△시비 : 개화 예술 공원 육필시비 : '섬' '찔레꽃'
종자와 시인박물관 시비 :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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