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증권사들, 2분기 실적 “이 대신 잇몸으로”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지난 24일 NH금융지주를 끝으로 주요 금융지주의 2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되면서 자연스레 소속 증권사들의 분기 실적도 공개됐다. 이번 실적 결과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대신 잇몸으로” 라고 할 만하다. 다만 사모펀드 관련 이슈가 하반기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NH투자증권의 호실적 원인에 대해 “국내 주식시장 상승으로 인한 수탁수수료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금융시장 안정화로 IB관련 수익 증가와 운용손익 및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시장 전체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21.9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44.1% 증가하면서 주식약정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 힘 입어 수탁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44.1%, 전년 동기 대비 121.9%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온라인 주식거래 채널인 나무(NAMUH)를 통한 자금 유입, 브로커리지 점유율(M/S) 상승과 타사 대비 견고한 IB부문 수익성을 높이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의 2분기 IB부문 수익은 109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1%나 늘었다. SK바이오팜 주관 등 주식자본시장(ECM) 부문 뿐 아니라, 상반기 GS건설, OCI 등 주요 기업 채권발행 대표주관을 통해서 채권자본시장(DCM)부문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수익 변동성 확대 이슈를 잠재웠다. 호실적을 반영하 듯 27일 주식시장에서 NH투자증권은 장중 4.87%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에 앞선 지난 23일엔 하나금융투자의 2분기 실적도 공개됐다.
호실적의 이유로 자회사인 하나금융투자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170% 가까이 증가한 것을 들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연결기준으로 2분기에만 1258억원, 상반기 누적으로 17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수익을 과시했다. 분기 및 반기 기준으로 이 회사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역대 최고 호 실적의 원인으로는 역시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도 한 몫 했지만, 타사 대비 사모펀드 이슈에서 자유로워 실적을 ‘까먹는’ 일이 없어 리스크 관리가 빛낸 실적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IB부문에서 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인프라 및 발전사업, 국내 우량 개발사업 등의 대체투자(AI) 빅딜 성과가 반영된 것도 실적에 일조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은행과의 복합점포 확대를 지속하며 그룹 내 비이자수익 창출의 첨병으로 탈바꿈하는 분위기다.
KB증권 역시 1분기 실적 쇼크를 털어내고 당기순이익 1514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로서 제자리를 찾는데 기여했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순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에 그친 반면, 비이자이익은 5850억에서 7110억으로 21.6% 급증해 금융지주 내 비이자 수익의 중요성과 증권 자회사들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한 고위 임원은 “2분기 실적은 훼손된 1분기 실적을 제자리로 돌리는 시간이었다”며 “본격적인 승부는 하반기에서 날 것이고, 대두된 이슈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한해 성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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