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 화웨이 갈등 수혜 속 시장 견인중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제공=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삼성전자가 3거래일 연속 의미 있는 상승을 보이며 장중 6만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급락 이후 V자반등을 보였던 여타 주식과 달리 횡보세를 이어가던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귀환 움직임에 따라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9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장중 6만300원을 기록 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전 거래일 보다 0.68% 오른 5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6만원 돌파는 지난 2월 20일 종가 6만원을 기록한 후 약 5개월여 만이다. 지난 6월 15일 종가 4만9900원을 기록하며 5만원을 하회한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던 삼성전자는 지난 7일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숨 고르기에 들어간 이후 이번 주 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근 상승 원인은 무엇보다 외국인의 두드러진 매수세에서 찾을 수 있다. 7월 들어 29일까지 총 21거래일 동안 외국인 매도는 불과 7일에 그쳤다. 특히 주가 반등이 컸던 27일과 28일에는 각각 3844억과 9179억원 순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외국인의 9천억대 순매수는 올들어 최대 금액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 등이 급등할 때 철저히 소외됐던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드디어 삼성전자 반등이 시작된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최근 계속된 코로나19 수혜주에 대한 고점 논란과 피로도가 누적되며 그간 경기민감주로 상대적 소외 속에 있었던 1등주에 다시 관심이 가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그동안 시장을 빠져나갔던 외국인들이 최근 이어지는 달러화의 약세에 힘입어 다시 돌아오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하나의 주식이라기 보다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성격이 강하다. 2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355조2172억으로 시총 1위인 삼성전자와 41조3089억으로 시총 5위인 삼성전자 우선주를 합치면 코스피 내 비중이 24.73%에 달한다. 한 기업의 비중이 코스피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하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선 하나의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한국시장을 사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28일 코스피지수가 39.13포인트 오르며 1.76%의 상승을 기록했지만. 삼성전자가 5.40%, 삼성전자우선주가 4.21% 오르며 홀로 지수를 견인했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매수세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상승 원인으로 인텔이 최근 CPU생산을 외부에 맡기는 방안을 고민한다는 소식이 나오며 상대적 수혜가 예상되는 점도 거론된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7나노 공정급을 소화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뿐”이라며, “삼성전자의 신규 고객사 확보 기회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이 코스피 수급 중심으로 유입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 이유로 인도의 중국제품 불매운동과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상대적 수혜를 입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이규하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인도의 중국제품 불매 운동으로 삼성전자 점유율이 5월 17.5%에서 6월 26.2%로 개선된 것이 주된 원인”이라며 “경쟁사 화웨이에 대해 미국의 제재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화웨이 발 삼성전자 수혜 주장은 시총 2위기업인 SK하이닉스가 실적 측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성과를 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주가는 횡보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하면 설득력이 더해진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반등 랠리에 참여하지 못했던 SK하이닉스에 대해 외국인들은 7월 들어 삼성전자와 반대로 21 거래일 중 7일만 순매수에 나서고 나머지 기간동안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가장 큰 매출처가 화웨이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기피하고 있다는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가 3분기까지 실적 호조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그 이유로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미중 갈등 고조 등으로 하반기 수요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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