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바깥으로 나갈 때가 아니다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입법을 단독으로 처리하는 것에 대해 항의 차원에서 장외투쟁을 검토했다가 유턴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장외 투쟁이 나올 수도 있겠다고 하는 이야기이지, 공식적으로 결정한 바는 없다”면서 장외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수준이 옛날과 달라졌기 때문에 무조건 의원들이 밖으로 뛰어나가 장외 투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능사가 아니다”고 언급, 원내 투쟁에 일단 집중하기로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언론에서 장외 투쟁을 본격적으로 나가느냐를 많이 묻는데, 우리는 장외 투쟁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능성을 닫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장외투쟁을 일단 접지만 언제든지 장외투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시기’를 저울질 했다는 것은 당분간 장외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지난해 황교안 대표 시절 장외투쟁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여당의 독주에 반발해 장외투쟁을 했지만 그 결과 4.15 총선 참패였다.

이런 이유로 미래통합당이 장외투쟁을 결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176석의 힘으로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이고 할 일이 없다면 직접 국민께 호소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미래통합당은 폭우로 인해 전국이 비상상황이고 휴가철과 여름 더위가 있기 때문에 장외투쟁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만 여론의 추이를 보겠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장외투쟁이 상당한 부담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하지만 미래통합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긴급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원내에 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지만, 우리가 국민들에게 알릴 가장 효과적 방법은 그래도 국회에서 불법·폭정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면서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원내 투쟁으로 전환함으로써 일각에서는 필리버스터나 보이콧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상황을 봐 가며 추후 천천히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더욱이 오는 10월 국정감사가 예고돼 있는데 장외투쟁을 할 경우 자칫하면 국정감사 준비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다. 야당으로서는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실정을 제대로 비판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따라서 장외투쟁이 아닌 원내 투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국민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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