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경제팀 원나래 기자

지난해 말 지식경제부는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의 에너지 수요 전망,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제10차 천연가스수급계획 등에 대한 에너지정책 공청회를 열어 약 3시간 만에 모든 것을 끝내버렸다.

하지만 국민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이번 3가지 정책에 대해 속전속결로 끝낸 절차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해서도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말로만 친환경 녹색성장을 내세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경부가 발표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진 석탄 화력발전의 발전량은 거의 변함이 없는 반면, CO2 배출량이 적은 LNG 화력발전의 경우 발전량이 감소했다.

또한 위험성이 염려되는 원자력발전의 비중은 48.5%를 차지해 명실상부 원전시대를 만든다는 것.

실제로 2024년 발전원별 설비비중을 살펴보면 석탄과 LNG발전은 각각 28%와 21%로 소폭 감소하고 원자력은 32%로 대폭 늘어난다.

이러한 정부의 전력수급계획에 대해 친환경 녹색성장을 앞세우는 정부가 온실가스 발생이 많은 석탄발전의 규모는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발생이 적은 LNG발전은 줄이는 역친환경 모순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위험한 핵발전 비중을 늘리면서 전기사용료라는 경제성을 앞세워 원전이 모든 문제의 해결방안인 것처럼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에너지 수요전망과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에 대해서도 그렇다. 온실가스 감축 실적과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도를 충족하기 위한 실적 부풀리기에만 바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이번 에너지 정책 방향을 보니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늘 똑같은 기획안을 그대로 답습해오는 임원들에게 주인공이 다그치던 말이 생각난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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