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열풍에 늘어나는 CMA 잔고

▲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해 삼성증권 마포지점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고객들(제공=삼성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금감원이 2분기 증권사 실적을 집계한 결과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권주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2분기 실적 발표 후 횡보세를 보이는 여타 업종과 달리 커지는 기대감이 주가로도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거래량 확대로 이어지며 증권업도 좋은 흐름을 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시장은 주가지수가 소폭 상승한 가운데 증권업지수도 강세를 이어갔다.

전일 금감원이 발표한 ‘2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56개 증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8173억원으로 전분기 5215억원 대비 248.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반기 당기순이익은 1분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줄어든 2조3388억원에 그쳤지만, 전세계적인 경제침체를 감안할 때 1분기 아쉬움을 충분히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반등의 일등공신으로는 무엇보다 거래량 증가에 따른 수탁수수료 증가와 금리 하향세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 증가 꼽힌다. 상반기 전체 수탁수수료 3조1184억원은 전년 동기 수수료 1조7860억원 대비 75% 상승을 나타냈다.

한 증권사 기획담당 임원은 “최근 몇 년간 주요 증권사들의 주 수익의 무게중심이 투자은행(IB) 부문으로 이동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 올해 IB침체로 수익 악화가 예상됐지만, 뜻하지 않은 머니무브(주식으로의 자산이동)로 손익 관점에선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언택트 관련 신성장 산업들이 대두되면서 게임주, 엔터주 등 상장을 앞둔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IB시장도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2일 일반 공모주청약 마감에 들어가는 카카오게임즈는 이미 첫날 경쟁률이 427대 1을 기록한 가운데 오후들어 1000대 1을 넘어선 상황이다.

공모주 청약 열풍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10월 사이 공모주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BTS의 소속기업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1일(현지시각) 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100에 오르자 이미 축제분위기다. 하반기 증시 입성을 기다리는 카카오의 또 다른 대어 카카오뱅크, 증권업에 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토스,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이 순항하는 카카오페이 등 내년 상반기까지 알짜 기업들의 시장 입성이 줄을 잇는 가운데 8월말 기준 60조9633억원을 기록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에 이어 2일에도 카카오게임즈 공모주청약을 받는 해당 증권사 거래시스템 작동이 원활하지 않을 만큼 ‘공모주 광풍’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증권(4.36%)과, 한국투자증권 모회사 한국금융지주(5.08%) 등 주관사 주식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8월 중순 실적발표 시즌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던 증권업종 지수는 8월 11일 1880.99를 기록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8월 20일까지 일시 주춤했다. 하지만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하방 경직성을 보여주자 증권주들은 최근 일제히 상승 흐름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 1647.35를 기록한 증권업종지수는 2일 1773.54를 기록해 9거래일 만에 7.67% 상승했다.

우선주를 제외하고 지난 10일간 증권주 중 가장 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인 종목은 한국투자증권의모회사 한국금융지주로 16.96% 상승했다. 위탁거래의 강자 키움증권이 13.53%, 그 뒤로 유진투자증권(10.95%), 삼성증권(10.62%), 미래에셋대우(9.90%), 현대차증권(9.82%) 순이었다.

M&A 이슈에 노출된 유진투자증권과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가는 현대차증권을 제외하고, 나머지 증권사들은 모두 WM부분에 경쟁력이 있는 대형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애널리스트는 “IPO로 시작되는 전통형 IB 비즈니스가 하반기에도 수익 증가를 보여 최근 몇 년간 성장해온 투자형IB의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 주도의 시장 분위기를 이끌 증권사에 기회가 있음을 시사했다.

한 증권사 IR팀장은 “향후에는 수익수조에서 IB와 WM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증권사들이 이익 변동성을 줄이며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상위 증권사들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