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산업팀 구성헌 기자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 해 700억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올해 목표액은 800억달러로 그야말로 ‘일취월장’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올해 목표액인 800억달러의 목표액도 안정적인 고유가 추세로 인한 중동 산유국 플랜트 발주의 증가, 세계적인 경기회복 추세에 따른 아시아·중남미 국가의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목표달성에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치 달성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해결해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 일본과 중국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와 건설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대형사업들을 흔들고 있고 높은 기술력을 앞세운 선진국 건설사들까지 가세하며 해외시장이 난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이미 터키원전과 브라질철도 등에서 낙관하다가 수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만 봐도 앞으로 해외건설 수주의 어려움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덤핑수주에 대한 문제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수주고를 채우기 위해 지나치게 저가수주에 나서다 보면 향후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앉아있기에는 수주전이 너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건설사들도 CEO체제가 대세를 이루면서 임기내에 실적을 채우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이런 덤핑수주의 우려는 더욱 심해지는 양상이다.

또한 국내건설사들끼리의 지나친 경쟁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동 등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끼리 대형사업에서 대거 맞붙으며 ‘제살 깍아먹기’식 경쟁이 벌어지고 이는 결국 덤핑수주 등의 문제를 재생산해내고 있다.

게다가 이처럼 국내건설사들끼리 맞붙을 경우 공사가격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해외발주처들의 경우 국내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때까지 입찰을 연기하거나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에게 수주를 전제로 다른 공사나 무리한 옵션을 요구하는 등 횡포도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 역시 없는 것이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제기되는 해외건설 지역의 편중현상과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문제는 서서히 해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해외건설의 호황을 장기전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형사들이 시공위주에서 벗어나 설계, 엔지니어링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옮겨가고 중견사나 엔지니어링사들의 해외진출을 육성해 시공 등을 맡기는 구조가 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역시 최근들어 해외건설의 중요성을 인식해 인력양성과 수주지원 등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여전히 지나친 규제나 해외발주처들이 요구하는 금융지원 부재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건설은 건설사들이 맨몸으로 도전해 불모지에 꽃을 피운 것이나 다름없다. 이들이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됐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만큼 정부는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건설사들 역시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외건설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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