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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머니톡톡] 아시아나 매각 '노딜 선언', 향후 향방은?채권단 플랜B 가동… 계약금 반환소송 이어질 듯
  • 장석진 기자
  • 승인 2020.09.11 18:14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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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딜' 선언한 아시아나항공 매각(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작년 12월 27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주식매매계약(SPA)로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11일 9개월여 만에 ‘노딜’로 일단락 됐다. 주채권단은 플랜B 마련에, 그룹 정상화를 도모하던 금호그룹과 계약금 반환소송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인수 측과의 사이에 복잡한 수 싸움이 펼쳐지게 됐다.

11일 오후, 예상대로 HDC현산이 금호산업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정부는 비공개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관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2조원 이상의 기반산업안정기금 지원도 결정했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과 6개 계열사에 대한 2조5000억원 규모의 통매각이 공식적으로 중단됐다. 모기업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와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참여는 없던 것으로 정리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이번 딜이 성사될 거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이미 지난 달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나서 최종 조율에 나섰지만 현산 측에서 재실사 원칙을 고수하면서 딜은 물건너 갔고, 채권단이 그 이후의 플랜B에 대해 명확한 답을 갖지 못해 공식 발표가 늘어진 것 뿐”이라고 전했다.

이번 딜이 물건너가게 되면 당장 부담을 털게 되는 HDC현산의 주가가 정상적인 벨류에이션을 회복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케이프투자증권 김미송 연구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은 ‘보유’ 에서 ‘매수’로 바꾸고 목표가를 기존 1만9000원에서 무려 3만8000원까지 두배로 높였다. 인수를 위해 준비한 2조가 넘는 자금을 본연의 건설업에 투자해 토지 매입과 주택사업을 할 경우를 상정한 예상치다.

하지만 11일 공식발표에 이르기까지 이미 기정사실화된 노딜에도 HDC현산의 주가는 날마다 등락을 반복하며 미미한 상승흐름을 보이는데 그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남아있는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사모펀드 A대표는 “사람들은 이번 딜 브레이크를 과거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과 비교하곤 하는데 이번 딜이 훨씬 들여다 볼 내용도 많고 실타래처럼 엮인 이해관계자들의 관계가 도미노현상을 일으키게 돼 있어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A씨는 “일단 계약 파기에 대한 책임을 가르는 데 있어 코로나19라고 하는 상황이 가져온 예상 밖의 부채 변화 등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달라 유권해석의 여지가 남아있고, 이행보증금인 계약금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반환 대상액 산정이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또 매수자와 매도자 입장과는 달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주채권단의 고민은 더 커지게 된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계약금이야 형평을 따져 재판에 붙이면 그만이지만 이번 딜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그룹 재건을 꿈꾸던 금호가 난망한 입장이 되고, 다시 채권단 밑으로 들어가는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자회사 매각, 인력감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재매각을 노려야 하는 숙제가 남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을 위해 잘된 일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차피 금호산업은 알짜 기업이고 아시아나는 밑빠진 독인데, 기금안정기금 신청으로 채권단 밑에 들어가 자금 수혈을 받으면서 재매각 시 다시 사올 수 있는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실낱 같은 희망이 사라지고 상황이 급변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임직원들은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항공산업 정상화의 시간도 동시에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이 어떤 요구를 해올지 다들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 해결을 단순히 법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M&A전문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HDC현산만 해도 매수쪽 검토를 맡은 태평양과 딜 브레이크시 향후 소송을 준비하는 김앤장 팀이 투입된 것으로 안다”며, “과거 사례를 봐도 몇 년간 지속될 소송전이고, 그 사이 구조조정과 아시아나항공 감자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그려지는 상황에서 국가 기간산업을 살릴 수 있는 산소호흡기를 인수자 측에서 외면했다는 국민적인 정서에도 맞서야 하는 비재무적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닥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차피 현산이 그 정도 계약금에 휘청할 그룹도 아니고 매도자 측에서도 일부 양보해 지루한 법정 다툼을 최단기간에 끝내는 것이 산업이나 개별 기업 입장에서도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동건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연임 결정에 따른 두번째 임기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중심에 선 본인지 연임 의사를 피력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경험이 많은 소방수를 계속 쓰겠다는 인사 원칙이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인프라 구축에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과 기간이 드는 산업인 만큼 단순 경제논리로 접근할 수 없고, 그렇다고 해서 자칫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는 기업 인수를 거절했다는 이유만으로 인수자 측이 비난의 대상이 돼서도 안된다”며, “누구의 잘못이라기 보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은 비극임을 상기하고 채권단이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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