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자원 ‘반도체’ 장악한 삼성전자의 미소

▲ 삼성전자가 반도체부문 경쟁우위로 실적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코로나19 급락 후 반등장에서 소외됐던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러브콜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인도의 화웨이 공격 상대적 수혜와 퀄컴 5G칩 수주 등 우호적인 수급 개선세 속에 투자자들은 ‘왕의 귀환’을 기대하는 눈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들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애널리스트는 14일,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례적으로 현 주가와 목표주가의 괴리가 큼에도 불구하고 재상향 조정한다는 설명까지 달았다.

그 근거로 3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예상치였던 10.1조원을 상회한 11.1조원으로 전망되고, IM(IT & Mobile Communications)부문에서 미드앤드(Mid-End)모델의 이익 개선이 가시적인데다, 중국 1위 파운드리(Foundry) 기업 SMIC에 대한 제재가능성까지 대두돼 파운드리 부문에 대한 위상이 제고될 것을 들었다.

실적의 긍정적 재조정에 IM부문의 핵심인 스마트폰 판매량 목표치 조정도 거론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주요 반도체 수요처에 대한 국가간 싸움의 결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반도체가 식량이나 자원을 대신하는 전략물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중국기업 SMIC에 대한 미국 측의 제재조치 가능성이 대두된 이후 반도체는 2차대전 당시 전략물자로 꼽히던 텅스텐이나 몰리브덴처럼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이익증가는 현재진행형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지난 7월19일(9.7조원), 7월31일(10.1조원), 9월14일(11.1조원) 등 지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부터 물량을 수주 받아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1위 TSMC와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가 글로벌 역학관계, 경영진 차원의 통큰 투자와 전략적 대응으로 그 간극을 메워가면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이 주가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퀄컴의 5G 스마트폰용 AP칩 스냅드래곤875의 위탁 생산을 삼성이 전량 따온 것이 가장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말께 출시를 목표로 하는 스냅드래곤875는 갤럭시, 샤오미, 오포 등 주요 모바일폰 제조사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시장 주도권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주목받아 왔다. 퀄컴이 그간 TSMC와 협력관계를 맺어왔기에 당연히 TSMC의 우세가 점쳐진 상황에서 삼성의 역전승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퀄컴 입장에서는 한 회사의 독주보다는 2등 회사에게 기회를 주어 경쟁구도를 가져가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한 선택일 것”이라며,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33조를 투자하겠다는 삼성의 의지와 기술적으로도 상당히 따라온 부분도 작용했겠지만, 향후 구도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그간 시장 상승에서 소외됐던 것이 주가 차원에서는 매력으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코로나 저점(3/19) 이후 코스피가 64%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37% 밖에 오르지 못했다”며, “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 이재용 부회장 기소 문제, 보험업법 이슈 등이 부담이 되긴 했지만, 무엇보다 시장에서 유행하는 옷을 입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인기투표에서 밀린 것이 컸다”라고 주가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옷 안에 담겨 있는 본질인 펀더멘털의 견고함은 그 어디에도 결코 밀리지 않아 보인다”며, “올해와 내년 추정 영업이익을 35.5조원, 43.3조원으로 각각 7%, 8% 상향 조정하고, 목표가도 7만3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4% 상향했다.

대신증권 이수빈 연구원도 “화웨이 제재(미국, 인도) 및 코로나 환경 속에서 경쟁이 완화되며 이전대비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점도 긍정적”이라며 목표가를 기존보타 7% 상향하며 8만원을 제시했다.

한 증권사 WM팀장은 “플랫폼 위주의 성장주가 주도하던 전반기를 지나 하반기로 갈수록 숨죽이던 삼성전자의 귀환을 기대하던 차에 때마침 글로벌 호재들이 겹으로 다가오자 주가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벨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삼성전자에 투자자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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