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온 자금, VVIP서비스로 잡아라!"

▲ 한국투자증권 유성원 GWM전략담당 상무(앞줄 가운데)와 부서원들(제공=한국투자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저금리 고착화와 주식시장 활황으로 올 들어 9월 하순까지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기 투자한 금액과 투자대기 자금이 100조원에 달하고 있다. 다만 주가 고점 논란이 대두되면서 개인들의 자금을 VVIP서비스로 주식시장에 잡아두려는 각 증권사들의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유관기관에 따르면, 올들어 21일까지 개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이 코스피 43조9108억원, 코스닥 13조831억원을 합쳐 약 57조에 달한다. 여기에 16조원을 넘어선 해외주식투자액과 지난 17일 기준 55조6630억원을 기록한 투자자 예탁금에서 전년 말 기준인 27조3933억원을 제한 28조2707억원을 더하면 약 100조원이 신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자금이 다시 증시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권사들은 기존의 VIP서비스를 손질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산가들은 보수적인 자산관리 원칙을 고수해 대형은행 PB센터에 더 많은 자산을 두고 공격적인 자금 일부를 증권사에 두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초저금리에 따른 은행 상품 경쟁력 약화와 상대적인 주식투자 수익률 호조, 증권사들의 사모상품 및 IB상품 등 다양한 투자기회 제공에 따라 변화가 이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WM센터장은 “WM에 강점이 있는 최상위 증권사 2~3곳을 제외하고 10억원 이상의 잔고를 증권사에 둔 고객수가 미미한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최근엔 은행을 예비자금 성격으로 활용하고 주거래 금융사를 증권사로 검토하는 고객자산가(HNWI)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추세를 반영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회사는 삼성증권이다.

기존에도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의 기준을 30억원으로 설정해 가장 높은 서비스 진입기준을 가졌던 삼성증권은 지난 7월 27일, 100억원 이상 예치한 VVIP고객을 대상으로 ‘멀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런칭했다. 삼성은 이들 고객에게 전담 팀을 따로 배치시키고, 고객이 기관투자가처럼 삼성증권의 각종 투자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고 나섰다.

WM부문에서 브로커리지(BK)와 자산관리(AM) 양 축의 균형을 중시하는 한국투자증권은 후반기에 접어들며 고객들의 자산을 흡수하기 위해 초고액자산가 전담조직 신설과 소액으로 해외투자가 가능한 모바일 앱 출시라는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월 13일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위해 ‘GWM(Global Wealth Management)전략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개인 자산관리, 기업 자금운영, 가업승계에 이르는 종합 솔루션 제공에 나섰다.

지배구조 문제와 기업 운영을 별도로 보지 않고 오너 개인의 자산관리와 안정적인 가업승계, 관련한 세무, 법률 등의 문제를 통괄적인 시각에서 살핀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회사 내부가 아닌 업계를 통틀어 손에 꼽는 분야별 전문가를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앞선 7월 13일에는 ‘미니스탁;이라는 해외주식 소주점거래 앱을 통해 고가의 해외주식을 1000원단위로 살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두 회사 대비 글로벌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이에 맞서 지난 10일, 기존의 10억원 이상 자산가 대상 서비스인 ‘오블리제 클럽’을 ‘미래에셋세이지클럽(Mirae Asset Sage Club)’으로 새롭게 론칭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전년말 대비 10억원 이상 예탁 고객수가 9월 현재 약 33.3% 증가한 상황에서, 미래에셋의 최강점인 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반한 서비스를 최대한 많은 고객분들이 경험하시도록 가입 기준 상향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수출에 대한 부문을 인정받고 실제 수익을 해외법인에서 내고 있는 만큼, 세계 증시에서 2%도 되지 않는 국내 투자에의 쏠림을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투자자에게 새로운 세계를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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