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역행 석탄발전 투자 적극…회사채 매입·투자약정 등 3조3822억원
"농업·농민 기후위기 최대 피해대상…투자방향 재검토해야"

▲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위성곤 의원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농협이 기후 위기에 대응을 위한 그린뉴딜 투자지원 계획을 세우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석탄발전 사업에 큰돈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8월 '녹색사업단'을 신설하고 그린뉴딜 투자지원 계획으로 2025년까지 친환경·저탄소 전환, 농산업 기업 지원 등 총 12조원의 투자·융자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정작 농협은행의 투자는 석탄 부분에 집중돼 그린뉴딜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 공적 금융기관들이 앞장서서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부응하는 것과도 상반된다.

농협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이 석탄발전회사에 2007년부터 현재까지 총 1조 9677억원의 회사채를 매입했다. 투자약정 금액은 농협생명 8160억원, 농협손해 1900억원, 농협은행 4085억원 등 총 1조4145억원에 달한다. 회사채 매입액과 투자약정금액을 합치면 3조3822억원에 달한다.

2019년에 기후관련 단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액수가 더 늘어난다. 2008년부터 2018년 8월까지 '국내 주요 공적 금융기관의 석탄화력 금융제공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에 투자된 총 12조966억원 중 농협이 4조2616억원으로 35.2%를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전 발전회사에 2조3008억원, 민자 석탄화력에 1조3226억원, 석탄열병합에 6382억원 등 총 4조260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2016년부터 2018년 8월까지 3년만을 놓고 보면 농협금융지주가 1조6871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해 농협이 가장 적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최근 석탄 관련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는 모습과도 상반된다. 삼성증권은 지난 7월 호주 환경단체 마켓포시스에 호주 석탄터미널 사업에 추가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석탄 관련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경기도 농민·환경·소비자단체들은 지난 13일에 농협에게 '탈석탄 금고 선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위성곤 의원은 "기후위기에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대상이 농업과 농민"이라며 "농협은 그린뉴딜에 역행하는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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