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로 ‘뒤숭숭’…투자자 예탁금 ‘뒷걸음’

▲ 연초 이후 투자자예탁금 추이(출처=금융투자협회 통계)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연말로 다가서며 가파르게 올라온 주가지수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금투업계를 둘러싼 사모펀드 사태가 정관계 로비설에 따른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 속에 연말 대주주 자격 완화에 따른 매도 부담까지 겹치자 투자자예탁금도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일별 거래대금도 10월 들어 급격히 줄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이후 증시가 방향성을 잃은 채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13일 장중 2458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일주일 사이 급락해 같은 달 20일 장중 2270까지 밀렸다가 9월 16일 2450, 다시 9월 25일 2267, 10월 13일 2418을 기록 후 현재 후퇴 중이다. 코스닥도 단기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급등락을 보이는 시장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변동성 확대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투자전략팀장은 19일 보고서에서 현재의 상황을 ‘카오스(혼돈의 시간)’라고 규정짓고 “(기업들의 성장에 대한)기대감과 현실사이의 괴리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주식시장 상승을 지지했던 기대변수들이 현실화되거나 약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 이슈가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경기부양책의 의회통과가 행정부, 민주당, 공화당 간 합의가 쉽지 않아 증시상승을 지지하고 안정성을 높여왔던 정책기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시 코스피 하방압력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코스피의 적정 밴드를 2150~2210으로 제시”하고 적극적인 대응 자제를 조언했다.

19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롯데쇼핑(6.94%), 신세계(4.65%), 호텔신라(2.52%) 등 시장 대표 유통주가 큰폭의 반등을 보이고, KB금융(3.30%), 신한지주(3.76%), 하나금융지주(2.92%) 등 금융주가 강한 흐름을 보였지만 코스피는 0.22% 상승에 그쳐 지난 4거래일 연속 하락 뒤 상승 흐름 전환에 어려움을 보였다. 이날 개인들은 시장 전체로 3522억원 순매도에 나서 불안한 심리를 반영했다.

그간 시장 하락을 막아온 개인들의 투자 관심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4조7108억원을 기록했다. 1월 2일 29조8599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9월 4일 63조2582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달여 만에 약 12%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일별 거래대금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3분기(7월~9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4조4천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8조원 후반(7일, 8조9711억)~13조원 초반(15일, 13조295억) 사이의 일일거래대금 추이를 보여 투자자들의 거래가 둔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시장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만한 호재 부재, 변동성 확대에 대한 불안심리와 뒤숭숭한 증권업계 상황 등에서 찾고 있다.

한 증권사 리테일본부장은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사태와 연루되며 대표이사 징계가 내려지고 수장이 국감에 불려다니며 불안한 심리가 가중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리서치 보고서는 ‘매수’추천을 하면서도 회사 고유계정에서 ‘매도’가 이어지는 현상 등 투자자 관점에서 시장 불신이 커진 것도 악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압구정지점장은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우량 종목에 대한 가족보유 합산액이 3억을 넘는 일이 잦은데, 정부가 추진하는 대주주 기준 하향에 따라 연말이 오기 전에 보유주식 매도를 진행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많아진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