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 체포로 수사망 피했지만 덜미…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불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이춘재(56)가 2일 오후 법정에 출석한다. 사진은 이춘재가 출석해 증언할 법정 모습. <연합뉴스>

[일간투데이 한지연 기자] 2일 '이춘재 연쇄살인' 발생 32년 만에 진범임을 자백한 이춘재(57)가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53)씨와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해당 사건의 재심 재판은 이날 수원법원종합청사 501호에서 진행됐으며, 이춘재는 법정에서 "제가 저지른 살인 사건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형생활을 한 윤씨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1980년대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알려졌던 이 사건은 당시 윤씨를 포함한 용의자들이 범인으로 몰려 경찰서에서 온갖 고초를 겪다 죽거나 다쳤다.

윤씨의 변호인은 이날 억울한 누명을 쓴 피해자들의 사연이 담긴 뉴스 영상을 재생했고, 이춘재는 "저로 인해 죽은 피해자들의 영면을 빌며, 유가족과 사건 관련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며 "제가 이 자리에서 증언하는 것도 작은 위로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마음의 평안을 조금이라도 얻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제가 저지른 일은 앞으로 없어질 수 없다"며 "모든 분에게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누명을 썼던 윤씨의 사연은 즉슨, 1988년 9월 16일 이춘재가 저지른 8차 살인사건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를 검사했고, 해당 감정서를 토대로 윤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윤씨에게 불법 감금·폭행·가혹행위 등을 가했으며, 이로 인해 허위 자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 복역 후 2009년에 가석방됐으며, 지난해 11월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이춘재는 이날 자신과 연관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지만, 사건들의 공소시효가 지나 그에 대한 처벌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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