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 되겠다”, 한반도 변화 예상

연설중인 바이든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양보현 기자]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지금은 미국에서 치유할 시간”이라며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해 미국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확정지은 이후 처음 내놓은 메시지는 ‘통합과 화합’이었다. 그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야외무대에서 연설을 통해 “이 나라의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표현했다”면서 “그들은 우리에게 분명한 승리, 확실한 승리, 우리 국민을 위한 승리를 선사했다”고 승리 선언을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당선인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모든 이들이 오늘밤 실망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나 자신도 두 번 진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1988년과 2008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두 번 모두 민주당 경선을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던 자신의 아픈 과거를 끄집어 낸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제 서로에게 기회를 주자”고 역설했다. 이어 “거친 말들을 뒤로 하고 성질을 낮추고 서로를 다시 바라보며 서로의 말을 경청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전진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적으로 대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미국을 악마처럼 되려는 음울한 시대는 지금 여기에서 끝내기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존경받도록 하겠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영혼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대역전승을 거두면서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넘기며 273명을 기록했다. 대선 개표가 진행된 지 5일 만에 승리를 확정지은 것이다. 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네바다주도 차지하며 279명으로 선거인단을 늘렸다. 아직도 조지아주·노스캐롤라이나주·애리조나주 등 3개주에서는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 3개주를 다 가져가더라도 대선 승부를 역전시킬 수는 없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는 미국의 문제점들을 정확히 인식해 안정감을 주는 대안을 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실수도 영향을 미쳤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서 한반도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했던 북·미 정상 간 직접 담판 방식을 피하고 실무협상부터 단계를 밟아가는 상향식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한·미 동맹을 중시하면서 한국에 무리한 방위비 인상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큰 표차로 나는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가 제기한 법적 소송과 재검표로 최종 당선 확정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평화로운 정권 이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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