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산업팀 구성헌 기자

정부와 건설업계가 해외건설 역사상 쾌거라고 평가하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건설 공사가 이면계약 논란에 휩싸이며 국민들마저 의견이 분분하다.

총 사업비만 400억달러(한화 47조원대) 규모에 이르고 이중 원전 총 공사비인 186억 달러 가운데 절반 가량인 93억 달러를 수출입은행을 통해 아랍에미리트측에 대출해주기로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지난 해 UAE 파병과 더불어 문제가 불거진 것.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역마진 가능성으로, UAE의 국가신인도가 우리나라보다 높아 수출입은행의 대출을 받을 경우 비싼 이자에 빌려 싼이자로 빌려주는 역마진이 발생해 우리나라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며 이면계약의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주무부처인 지경부의 최중경 장관까지 나서 “이면계약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수주 당시 실적만 강조하고 국민에게 세세한 이해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혹시라도 이런 논란들로 인해 UAE 원전사업 진행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

현재 해외건설 시장은 말 그대로 치열한 ‘혈전’이 펼쳐지고 있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선진국 건설사들은 뛰어난 기술력과 그 동안의 실적으로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고 일본과 중국은 뛰어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해당 국가에 경제원조까지 약속하며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

특히 중국건설사들의 경우 기술력에서 국내 건설사들과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최근 자국내에서 막대한 공사량을 소화하며 실적과 기술력 역시 국내 건설사들의 턱밑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개발호조와 함께 환경에 대한 경각심으로 향후 쏟아질 원전 물량만 해도 수백조에 달할 것이라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UAE 원전 등 공사실적은 향후 시장선점을 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이번 UAE같은 대형원전 공사는 실적이나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해서도 놓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게다가 해외 플랜트 공사에서 건설보다 금융이 먼저 지원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 건설사들과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만큼 한시라도 빨리 해외 대형공사에 진출해 금융기법 등 노하우를 쌓아야 글로벌 수준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계약 내용 중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명백히 밝혀 오해를 풀고 건설업계나 주무부서가 사업추진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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