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품질인증(PQ) 평가에 참여한다는 소식이다. 식약처가 백신 균등 공급을 위한 다국가 연합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공급될 코로나 19 백신 품질인증 평가에 심사자 자격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우리 방역 당국의 역량을 평가받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WHO의 품질인증은 WHO가 국제조달을 통해 개발도상국 등에 공급하는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하는 제도로, 품질인증을 받아야 국제조달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자 자격은 우리 의약계에 신뢰도를 높일 기회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공급될 예정인 코로나 19 백신도 WHO의 품질인증을 받아야 배분된다고 하니 한국의 백신 심사 수준에 대해서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G20 정상들은 지난 21∼22일 이틀간 화상회의 형태로 열린 정상회의에서 코로나 19 치료제와 백신을 공평하게 보급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정상선언문으로 채택했다. G20 정상들은 “코로나 19 진단 기기, 치료제 및 백신이 모든 사람에게 적정 가격에 공평하게 보급되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광범위한 접종에 따른 면역이 전 세계적인 공공재"라고 강조한 점은 그만큼 코로나 19가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정상이 코로나 19로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는 모든 개발도상국과 최빈국을 지원할 것이라는 점은 지구촌에 함께 살고 있다는 희망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코로나 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팀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가 22일(현지시각)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구의 70% 정도가 면역력을 갖는다면 집단면역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계획에 따르면 5월쯤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음 달 10일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화이자의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신청 건을 논의할 예정에 있고 승인이 나면 24시간 이내에 백신을 접종 장소로 실어나른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일정 표대라면 12월 11일이나 12일에 첫 번째 사람들이 미국 전역에서 접종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 19 백신이 이르면 12월부터 미국부터 접종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온 만큼 문제는 적정가의 치료제·백신 공평 보급을 어떻게 하는가이다. 문 대통령이 제안했던 것처럼 코로나 19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라도 백신 및 치료제의 공평한 보급은 중요하다. 또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백신 보급에 선진국들이 협력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지구촌 집단면역이 달성돼야 코로나 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방역 당국도 백신 확보와 보급 계획에 착수한 만큼 집단면역을 달성하는데 각국과 공조체제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백신 확보와 보급 절차가 개발 국가 중심으로 편중될 소지는 없는지 살펴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외에 중국과 러시아 등도 백신 생산에 나선 만큼 방역 당국이 이를 검증을 통해 물량 확보에 전력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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