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사유·소명기회 미부여, 절차상 중대 흠결"
보수 야당, 환영…與, "尹 사퇴" 촉구 속 추-윤 동반퇴진론 커져

▲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심의 하루 전날이자 법무부 감찰위원회 임시회의가 열린 1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가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1일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배제, 수사의뢰 조치가 모두 부적절하다고 만장일치로 결론 내렸다. 징계 및 감찰 대상자인 윤 총장에게 징계 사유를 알리지 않고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등 절차상 중대한 흠결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보수 야당은 이날 감찰위 결정을 일제히 환영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추 장관-윤 총장 동반 퇴진 등 사태 출구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감찰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법무부 과천청사에 모여 3시간 15분가량 비공개회의를 열고 추 장관이 지난달 윤 총장이 위반했다고 지목한 6가지 징계 사유가 타당한지,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졌는지, 직무 배제할 정도의 중대한 비위인지 등을 검토했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 11명 중 위원장인 강동범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포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 외부 위원과 이주형 의정부지검장 등 검찰 내부위원 등 모두 7명이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에서는 류혁 감찰관과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윤 총장의 대리인으로 이완규·손경식 변호사가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먼저 박은정 담당관이 그 동안 윤 총장 관련 감찰 내용을 보고한 뒤 이 변호사 등이 ▲법무부가 규정을 기습 개정해 감찰위를 열지 않은 점 ▲류혁 감찰관을 배제하고 박은정 담당관 주도로 감찰이 진행된 점 등을 들며 '위법한 감찰 절차'라는 취지로 소명했다. 이들은 이어 "추 장관이 든 징계 사유가 실체가 없고 충분한 해명 기회도 주지 않았다"며 감찰위원들에게 "적절한 권고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감찰위원들은 이후 내부 토의 끝에 "윤 총장에게 징계 청구 사유를 고지하지 않았고 소명 기회도 주지 않는 등 절차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며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수사의뢰 처분은 부적정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은 이날 정리된 의견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감찰위의 논의 결과는 권고사항에 불과해 2일로 예정된 징계위 개최나 심의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통상 감찰위의 권고안은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상당부분 반영됐다. 하지만 추 장관이 애초에 내부 규정을 변경하면서 감찰위를 건너뛰려고 했기 때문에 윤 총장 해임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수 야당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벼랑으로 치닫던 폭추(暴秋) 열차를 법무부의 감찰위원회가 멈춰 세웠다. 오늘 감찰위원회는 상식과 정의에 부합한 결정을 내렸다"며 "절차적 논리와 합리에 근거한 지극히 당연한 판단임에도 정상적 의사결정이 이렇게나 극적이고 반갑게 느껴지는 건 나라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디-데이(D-day)를 앞두고도 어떻게든 윤 총장을 몰아내려는 대통령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는 듯하다"며 "공동체 위에 집단이익을 우선하는 이들은 윤 총장이 아닌 문재인 정권이다.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의 회복에 행정법원도 함께 동참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법원에 당부했다.

정부·여당은 대외적으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재판부 사찰 의혹'을 들어 윤석열 총장의 사퇴를 강력 촉구하는 한편 지난 30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동반 퇴진을 건의한 데 이어 5선 중진 이상민 의원도 양 당사자의 동반 사퇴론을 주장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대변인은 "애당초 중대 비위 혐의가 없는 검찰총장에 대해 진행된 추미애 장관의 무리한 징계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어리석은 망동에 불과한 것이었다"며 "이제 감찰위원회의 결론이 나왔고 절차적 정당성도 상실됐으니 내일 개최 예정인 징계위원회는 당연히 취소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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