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마녀의 날’ 하루 앞두고…외국인 ‘사자’, 개인 ‘팔자’

▲ 코스피가 최고점을 돌파한 9일 외환은행 딜링룸 모습(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외국계 증권사들이 코스피가 내년에도 계속 오른다며 예상 주가지수 상단을 높이는 가운데 정부는 자산가치가 실물경제와 괴리가 크다며 경고에 나서고 있다. 10일 예정된 ‘네마녀의 날(주가지수와 종목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하루 앞둔 9일,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에도 외국인은 순매수에 나서며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내년 코스피 지수 상단을 3200선으로 제시했다. 이에 앞선 11월, 골드만삭스가 내년 코스피지수가 28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것을 크게 뛰어넘는 전망이다.

JP모건이 제시한 3200은 한국 시장에 우호적인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전망 보다도 높다. 국내 주요 증권사가 제시한 내년 코스피지수 상단은 가장 낮은 곳이 2600선을 제시한 키움증권과 IBK투자증권이고, 가장 많은 예측치가 몰린 2800선을 전망한 곳이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유안타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이다. 3000이상을 제시한 곳은 3080을 전망한 대신증권과 3000을 예상한 흥국증권 정도다.

참고로 전년에 2020년 코스피 전망치를 살펴보면, 코로나 19 사태로 하단을 모두 예측에 실패한 가운데 흥국증권이 상단 2500으로 가장 근사한 예측을 보였고, 이어 대신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2450,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이 2400을 제시해 전망치가 현실에 다가섰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증권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 과열 상황에 유의하라며 경고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글로벌 실물경제의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는 상황에서 현재 진행 중인 실물과 금융 간의 괴리 현상이 자산 가치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언제든지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의 발언을 두고 주요 금융회사 이코노미스트들은 때늦은 발언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A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자산시장 전체를 언급하기는 했으나, 다분히 부동산에 방점을 둔 설명이었을 것으로 이해한다”며, “최근 정부가 주가를 부양하고 유지하기 위해 내놓은 다양한 조치와 정책들을 감안할 때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B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부동산 시장이 정부가 유도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주무장관의 교체와 함께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쪽에 좀더 무게중심을 둔 것이 아니겠냐”며, “주가는 단순히 실물경제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의 증가에 따른 미래가치를 추정해 선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단기간 급등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의 높낮음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과열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달라진 대한민국 기업들의 실적을 감안해 접근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투자전략팀장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랠리의 이유가 시기상 미국대선 종료와 맞물리다 보니 상승의 이유를 미국 대선에서 찾지만, 실제로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바이든 당선, 상원 공화당 승리, 하원 민주당 승리가 나왔음에도 시장이 상승한 것을 볼 때 미 대선과 추세상승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1월 이후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달라지고 있다”며, “2017년 하반기 코스피 정체는 기업실적 전망 정체 때문이고, 2018년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기업이익 전망이 크게 위축됐으나 지금은 반대로 기업실적 전망이 개선돼 같은 지수라도 저항이 없이 전고점을 뚫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개선된 실적 기대감에도 주가 상승 속도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 팀장도 “기술적 지표로 본다면 현재는 과열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피 전체 구성종목 중 기술적 과열권에 진입한 종목이 전체의 15~20%를 넘으면 시장의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는 14% 수준으로 단기과열권에 근접했다”며, “다만 단기 조정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지만 팔아야 할 조정이 아닌 사야할 조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9일 원달러환율은 0.6원 내린 1084.80원으로 마감해 지난 7일 하루를 제외하곤 2일부터 줄곧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도 코스피시장에서 이틀 매도를 멈추고 다시 1612억원 순매수하며 오랜만에 3107억원 순매수한 기관과 함께 개인들의 매도세를 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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