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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머니톡톡] 증권사 수장들, 2020 신년 약속 얼마나 지켰나⑤KB증권 김성현·박정림…”이익 중심의 경영체계 강화”
  • 장석진 기자
  • 승인 2020.12.11 21:30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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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증권에서 WM, S&T, 경영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박정림 사장(제공=KB증권)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2020년은 전 산업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폭풍우 속에 경쟁력이 시험대에 오른 한해였다. 연초 존폐의 위기마저 거론되던 증권사들은 위기를 기회삼아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리며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 수장들의 신년사를 살펴 그 실천 여부를 점검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KB증권은 상위 증권사 중 유일한 투톱 시스템의 증권사다. 미래에셋대우 또한 일찍이 2명의 대표이사 시스템을 유지해 왔지만, 최현만 부회장이 창업시부터 계열사 CEO를 두루 역임했고,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라는 측면에서 실질적인 원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년사도 최현만 부회장 명의로 발표된다.

KB증권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익 중심의 경영체계 강화’라는 다소 단도직입적인 구호를 내세웠다. 업계에선 1등 금융그룹의 자회사지만 증권업에선 TOP5의 위치에 머물고 있는 회사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KB증권은 한누리투자증권을 2008년 KB가 인수해 KB투자증권으로 명칭을 유지하다, 2016년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해 2017년 양사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다. 한누리는 리테일 조직이 없어 일반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당시 홀세일 부문에선 작지만 강한 회사였다. 그런 회사와 업계 최대 증권사 중 하나인 현대증권을 더해 KB라는 브랜드를 달았으니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실적 욕심을 낼 법한 상황이었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들이 저금리 기조에서 비이자수익 기여도가 커지는 상황이기에 증권 자회사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국면이다.

KB증권이 돈을 벌겠다고 선언한 건, 돈을 벌 수 있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지키지도 못할 공수표를 남발할 이유가 없다. 신년사에서 두 대표는 잘하는 것은 더 잘하고, 부족한 부문은 경쟁사를 따라잡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KB국민은행에서 리스크관리와 여신을 담당했던 박 사장은 숫자에 기반한 효율적 조직운영에 강점이 있다. 최근엔 그룹 WM부문 총괄을 맡아왔다. 박 사장이 KB증권에서 WM, S&T, 경영관리를 맡은 이유다.

김성현 사장은 대신증권의 황금기에 대신증권에서 이름을 날리고 작지만 강한 한누리증권을 DCM분야의 존재감 있는 회사로 만든 장본인이다. KB증권에선 IB, 홀세일, 글로벌과 리서치를 담당한다.

이 두 사람이 KB라는 브랜드 아래서 모였고, 합병 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화학적 결합도 마쳤다고 느꼈을 것이고, 올해를 이익 확대의 원년으로 내세웠을 가능성이 크다. 잘하는 것을 잘하자는 건 DCM과 법인영업 등을 더욱 강화하자는 것, 부족한 걸 채운다는 건 상대적으로 비교되는 ECM과 WM부분을 반석 위에 올리자는 의미였다.

올해는 어느 증권사에나 WM부분의 활동이 눈에 많이 띄었다. 개인들의 시장 참여가 폭발하는 시장에서 당연한 결과였다. 박 사장의 움직임이 더 많이 보인 한해였다.

신년사에선 눈에 띄는 부분이 몇 개 보인다. “WM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장기적인 신뢰관계 구축이고, 이를 위해 고객 중심의 영업체계를 통한 고객수익률 제고와 불완전판매 예방 등 소비자보호 강화에도 만전을 기해달라”는 부분이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증권사들의 그림자이기도 한 소비자보호와 불완전판매 부분은 KB증권도 피해가지 못했다. ‘Product Factory(금융상품 공장)’를 자임했던 KB는 글로벌 상품 소싱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다양한 금융시장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외채권운용, 고유자산운용, ELS헷지운용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라는 부분도 읽다가 눈을 멈추게 하는 부분이다.

1분기 운용 손실로 충격적인 적자전환을 기록했던 KB증권은 어쩌면 다가올 일을 미리 예견이라도 했다는 듯이 신년사에서 다짐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증권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3분기 누적 3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3% 성장을 기록했다. 온라인 고객 자산도 16조원을 돌파하고, 타사에는 없는 유료 투자정보 서비스 ‘프라임클럽’도 출시 3개월여 만에 2만여명을 돌파하는 등 연초 강조했던 디지털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경영 목표 중 하나로 ‘금융소비자보호 마인드 전사적 확립’을 내걸고 구체적인 판매 프로세스를 확립한 것은 다소 뒤늦은 감이 있으나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로 평가된다. 상품 개발과 판매 전 과정에 이중 삼중의 승인절차를 마련해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하는 시스템이다.

KB증권은 올해 고객 자산 확대로 이익을 늘리자는 신년사의 약속을 지켰다. 다만 고객과의 신뢰구축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지키는 약속은 내년을 기대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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